
10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 전 부지사의 가석방 신청이나 문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의에 대해 “질의가 있어서 확인해보니 이화영 씨가 가석방을 신청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답했다. 이 대행은 “법에서는 각 형에 대해 3분의 1 이상의 유기징역형이 집행돼야 (가석방) 기본 요건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가석방 신청 요건을 갖추지 못한 셈이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재심 청구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10월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 5명은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열고 재심 청구와 가석방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수사와 재판이 헌법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로 인한 구금 상태도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취지 주장을 해왔다.

이 관계자는 “‘연어 술파티 의혹’ 관련 위증 혐의 1심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조작 기소 진상규명에 대한 추진 동력이 많이 상실된 상황”이라면서 “재심 청구엔 수많은 절차가 필요하고 그에 따른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재심 청구는 또 다른 조치를 요구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사면이라는 한 단어로 귀결된다”면서 “재심 청구로 이슈의 생명력을 연장하면서 사면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 이 전 부지사 측도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 전 부지사 측 입장에선 지금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구속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이 관계자는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사면이 이뤄질 경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엔 가속이 붙을 것”이라면서 “이런 개괄적인 상황을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 집권 여당도 모두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전 부지사 측으로부터 분출되기 시작한 불만은 상당한 딜레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판사판 뇌관’이 폭발할 수 있다”면서 “이 전 부지사 측으로부터 강도 높은 폭탄 발언이 나올 경우엔 더욱 심각한 정치적 후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변호했던 변호인들은 국회의원이나 정부 주요 요직을 차지하는 등 ‘고관대작’이 됐는데, 이화영 전 부지사 측 변호인들은 공천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이 전 부지사뿐 아니라, 변호인들의 불만도 상당히 높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박상용 검사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던 서민석 변호사는 청주시장 선거 경선에서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최근 이 전 부지사의 ‘불만’을 폭로한 김광민 변호사도 부천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당내 경선서 고배를 마셨다. 당내 경선을 통과해 용인시장 선거에 출마한 현근택 변호사는 본선거에서 47.76% 득표율을 기록해 2위로 낙선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이화영 전 부지사 측 변호인들은 ‘이화영을 지키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싸웠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 직접 변호했던 이들과 자신들 사이에 신분 격차가 생긴 부분은 불만이 내재될 수밖에 없는 포인트로 읽힌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화영 전 부지사를) 소위 말하는 정치검찰의 조작기소 피해자라고 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개인 비리가 있다”면서 “뇌물죄로 중형을 선고받은 것이기에 다른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사건하고는 약간 결이 다르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가 매우 화가 나 있는 상태’라는 김 변호사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김한규 의원은 “이런 식으로 대통령을 압박해서 ‘사면 안 해주냐’고 하면 사면 못한다”면서 “이게 과연 이 전 부지사랑 얘기가 된 일인가. 그게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변호인 입장에서 자기가 문제를 풀어보려고 좀 무리한 행보를 보인 것 아닌가(생각한다)”라면서 “상황을 악화시켰고, 오히려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사면은 더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변호인 출신인 박균택 민주당 의원, 전직 국정원장 박지원 민주당 의원 등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전 부지사 측의 억울함에는 공감하지만 가석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 발언을 했다.

김 변호사는 “김한규 의원은 김성태의 거짓 진술 위에 세워진 유죄 판결을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전제하고, 이화영을 뇌물 사범으로 낙인찍었다”면서 “정치 검찰이 짜놓은 프레임을 다른 사람도 아닌 민주당 의원이 받아 들은 것이다. 윤석열 검찰이 그를 가뒀다면, 이번에는 동지라는 사람이 그 감옥의 문을 한번 더 걸어 잠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이화영 전 부지사는 이야기(김한규 의원 인터뷰 내용)를 전해 듣고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나는 민주당, 이재명 정부를 언제나 동지라고 생각해 왔다”면서 “그런데 나를 뇌물사범이라 매도하는 것은 동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재심 청구를 하고 그 다음에 형 집행정지를 요구하겠다는 전략을 세울 수는 있지만, 정권 차원에선 부담스러운 움직임이 될 수 있다”면서 “대통령에게 화나 있는 사람이 많겠지만, 화나 있는 사람이 ‘화났다’고 얘기해서 이슈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바라봤다.
신 교수는 “청와대는 법대로 했다고 얘기하지만 여러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화난 이화영’에 대한 화제성이 높아질수록 청와대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