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위는 공기청정기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웅진 케어스. 위 부터 청풍무구, LG 휘센, 삼성 하우젠. | ||
웅진 - 알레르기 등 맞춤형
정수기와 비데부문에서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웅진코웨이가 공기청정기를 출시한 것은 지난 1996년이다. 초반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미 공기청정기 사업을 하고 있던 청풍의 벽에 막혔기 때문. 하지만 2001년부터 렌탈 판매 방식을 도입하면서 판매량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케어스’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것은 공기청정기가 친환경제품으로서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웅진은 지난해 점유율이 50%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쟁업체에서는 “웅진은 렌탈 판매가 대부분인데 이것을 일시불 판매에 합산하는 것은 무리”라며 “웅진의 시장 점유율이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웅진에서는 “렌탈 판매도 엄연히 매출로 추산된다. 왜 따로 구분하느냐”라고 맞받아쳤다.
웅진도 공기청정기 시장이 일시불 판매로 변할 것이란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공기청정기 하면 웅진이라는 인지도가 이미 굳어졌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또한 렌탈 판매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린다는 계획도 있다고 한다. 비데나 정수기 등을 렌탈할 때 공기청정기도 같이 할 경우 할인해주는 ‘패키지’를 적극 권장한다는 것이다.
황사를 앞두고 웅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제품 구매 고객에게 여행권과 상품권 등을 주는 ‘황사 프로모션’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케어스 황사전용 공기청정기(AP-1007AH)’가 많이 팔릴 것에 대비해 물량을 대폭 늘렸다고 한다. 이 밖에 지난 2월 선보인 ‘자연 가습 공기청정기(AP0807DH)’ 홍보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로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결합시켰다. 특히 웅진이 자랑하는 맞춤형 필터를 네 개 장착해 알레르기 곰팡이 등 상황에 맞게 필터를 교환하도록 고안했다. 디자인도 신경을 써 세계 최고의 디자인 인증인 ‘IF 인증서’를 획득했다고 한다. 가격은 77만 9000원.
청풍 - 고감도 센서 탑재
청풍은 국내 최초로 공기청정기를 개발, 생산한 업체다. 지난 1983년부터 공기청정기 개발에 착수해 1989년에 공기청정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웅진이 공기청정기 시장에 뛰어들기 전까지는 단연 1위였다. 회사 관계자는 “20년 넘게 공기청정기만 연구하고 판매했다”며 “그만큼 노하우가 축적됐다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품질에는 자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03년엔 회사 이름을 내세운 ‘청풍무구’라는 브랜드를 공기청정기에 내걸었다.
현재 청풍은 다소 침체된 것처럼 보인다. 웅진에 1위를 내주더니 후발업체인 LG전자 삼성전자에게도 자리를 빼앗긴 것. 회사 관계자도 “대기업에 맞서 이기기는 힘들지 않느냐”며 이를 인정한다. “하지만 품질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다”는 게 그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 웅진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는 말도 덧붙였다.
청풍은 그동안 소홀히 했던 해외시장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국내 마케팅에서 웅진과 대기업을 누르기는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황사를 앞두고 청풍은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대신 주력 제품인 ‘청풍무구 4000시리즈’를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한다. 이 제품은 고감도 먼지·냄새 센서를 탑재해 한국공기청정기협회로부터 고효율의 공기청정 능력을 인증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특허를 받은 천연식물성 살균탈취제(라벤더 향)을 사용했다. 가격은 128만 원.
LG - 유지비 줄일 수 있어
LG전자가 공기청정기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다. ‘클레나’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웅진과 청풍이 장악하고 있던 공기청정기 시장에 뛰어든 것. 그 후 ‘휘센’으로 브랜드를 바꿨다. LG전자는 “세계 최고의 에어컨 기술력을 바탕으로 조만간 공기청정기 시장에서도 1위에 오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LG전자는 “지난해 웅진 뒤를 이어 2위에 올라섰다”고 주장했다. 올해도 지난해에 비해 50%가 넘는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경쟁업체에서는 아직 LG전자를 한 수 아래로 접어두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인다. 실제 점유율은 업계 3위권이라는 것.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약세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60% 이상 판매증가를 보이며 2위를 차지했다”며 이를 반박했다.
‘휘센’의 가장 큰 장점은 소비자가 혼자서 쉽게 씻을 수 있는 ‘워셔블 필터’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렌탈 제품에 비해 관리유지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황사를 앞두고 LG전자는 획기적인 필터관리 기능을 갖춘 신제품 출시와 함께 기존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방문 필터관리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베스트 상품인 ‘휘센 LA132DR’ 판매가 더욱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제품은 고급 수입차를 만들 때 사용한다는 백금 필터를 공기청정기에 적용해 최고 다섯 배까지 공기청정 능력을 높였다. 또한 긁힘이나 색변화가 없는 고급 강화유리를 사용해 외관에도 신경을 썼다고 한다. 가격은 59만 9000원이다.
삼성 - 슈퍼 청정기술 적용
LG전자와 치열한 2위 다툼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다소 부진했다. 한때는 “웅진을 넘어서겠다”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이젠 LG전자와 경쟁을 하는 것도 버거워 보인다. LG전자가 지난해 급속도로 성장한 것에 비하면 삼성전자는 ‘후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일환으로 지난 2월 ‘하우젠 HC-J130RW’를 출시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 제품은 황사를 겨냥해 ‘DNA 필터’와 슈퍼청정기술을 적용해 발암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가격은 최고급이 110만 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으로 올해는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며 청사진을 밝혔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