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불량주부>의 한 장면. 주부의 시간과 노력을 덜어주는 로봇청소기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 ||
지난 1990년 미국 MIT 인공지능연구소 과학자들이 설립한 아이로봇은 로봇청소기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룸바’를 생산하는 업체다. 한국에서는 코스모양행(GS그룹 계열)이 2003년부터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점점 커지자 아이로봇은 2006년부터 룸바에 한국어 음성을 지원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지난해 점유율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세대 룸바(570)가 출시됐다. 아이로봇은 이 제품을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진화한 청소기”라고 설명한다. 3세대 룸바는 청소 성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먼지인식 센서를 장착해 먼지가 감지되지 않을 때까지 작동되도록 한 것. 또한 청소를 하다가 벽이나 장애물이 있으면 스스로 속도를 줄이거나 넘을 수 있도록 했다. 로봇청소기가 가구 등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3세대 룸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간과 구역을 미리 설정해 놓으면 알아서 청소를 하고 본래 위치로 돌아온다는 것. 가격은 59만 8000원이다.
아이로봇은 최근 룸바 말고도 물청소 기능을 탑재한 ‘스쿠바’ 홍보에도 열심이라고 한다. 물걸레질을 청소의 마무리라고 생각하는 한국 주부들에게는 크게 어필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가격은 룸바와 같다.
2005년 12월 설립된 경민메카트로닉스(경민)는 이듬해 6월 ‘마미로봇’을 출시했다. 지난해엔 대리점 수가 100개를 돌파했을 정도로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경민은 “올해 450% 이상 판매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미로봇이 이처럼 단기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제품에 비해 저가(27만 5000원)이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경민에서는 자사 제품이 ‘한국형 청소기’라는 것에서 인기 비결을 찾았다. 청소기 하단에 물걸레가 달려 있어 주부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가격이 낮은 것은 필요 없는 기능을 없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마미로봇은 한 번 충전으로 2시간까지 작동한다. 경쟁 제품들에 비해 30분가량 길다. 방전될 경우 어두운 곳에서 나와 밝은 곳에서 멈추는 ‘재미있는’ 기능도 갖췄다. 최근 로봇청소기가 혼수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을 감안해 네 가지 색(우드 실버 화이트 블루)으로 색상을 다양화시켰다.
로봇전문업체인 유진로봇은 지난 2005년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를 선보였다. 유진은 “로봇만 20년 넘게 연구하고 만들어 왔다”며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도 곧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아이클레보는 룸바의 뒤를 이어 마미로봇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아이클레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충전 기능이다. 충전스테이션이 있어 배터리 잔류양이 줄어들면 청소기를 불러들여 자동으로 충전을 한다. 사용법도 최대한 쉽게 해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청소능력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한다.
아이클레보는 세균번식을 억제해주는 나노실버 항균필터와 공기를 정화해주는 정전필터가 갖춰져 있어 미세먼지에 민감한 주부들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장애물을 넘어가는 능력을 업그레이드해 문지방도 알아서 넘기 때문에 한 번 작동을 시키면 청소가 끝날 때까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60만 원대 초반에 팔리고 있다.
로봇청소기는 그동안 로봇 전문업체들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뛰어들면서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막대한 자금과 유통망을 기반으로 물량공세를 펼친다면 기존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하우젠(VC-RS62H)’은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계산해 청소하는 ‘셀프-맵핑’ 기능을 비롯해 장애물이나 사각지대에서 자동으로 탈출하는 기능을 갖췄다. 가격은 70만 원. LG전자 ‘로보킹’은 다양한 기능을 종합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제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로보킹은 자동충전 기능부터 물걸레질과 예약기능 등 로봇청소기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자랑했다. 특히 초음파센서를 보강해 장애물을 피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가격은 79만 원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