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부회장. | ||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전경련 회장단과의 만남에서 제2롯데월드와 관련해 롯데그룹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외국 귀빈을 태운 항공기가 서울공항을 이용할 때 위험할 수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일 년에 한두 번 오는 귀빈 때문에 반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을 이용해도 되지 않느냐”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2롯데월드 건설을 10년 넘게 추진해왔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던 롯데그룹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나온 다음 날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건축물 중 112층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들에 대한 심의를 통과시켰다. 롯데그룹은 일단 허가를 받은 건물들에 대한 공사부터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롯데그룹이 넘어야 할 산은 많아 보인다. 우선 비판적인 여론이 풀어야 할 과제다.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서울공항의 활주로를 변경하거나 신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이때 들어가는 돈을 5000억 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밖에 건축물 높이 제한과 관련한 헌법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 인근 주민들의 반발 등도 롯데그룹이 넘어야 할 장벽이다.
한편 재계 일각에는 제2롯데월드를 롯데그룹의 후계구도와 맞물려 보는 ‘삐딱한’ 시선도 있다. 그동안 딱히 드러낼 만한 사업성과가 없던 신동빈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수완을 알리겠다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