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작전·공매도 세력의 ‘펌프질’
지난주 중반 여의도 증권가에는 국민은행의 자기 주식 취득 추진설이 돌았다. 이 소문이 돌면서 8일 5만 5000원이던 국민은행 주가는 9일 5만 6100원, 10일 5만 7800원까지 올랐다. 국민은행이 10일 자기주식 취득을 검토한 바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히자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 16일 5만 1800원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2일 오전에는 증권선물거래소가 두산중공업 측에 자사주를 매각하기로 했다는 루머가 사실인지 여부를 묻는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 루머로 인해 전날 9만 3700원이던 두산중공업 주가는 이날 한때 8만 4200원까지 떨어졌다. 두산중공업이 자사주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을 했지만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무려 7000원(-7.47%) 떨어진 8만 6700원으로 내려앉았다.
루머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체는 하이닉스. 지난 4일 갑자기 국내 주요 증권사 펀드매니저들이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를 통해 현금성 자산만 1조 5000억여 원을 보유한 하이닉스가 자금난에 봉착해 전환사채 발행규모를 늘렸다는 루머가 돌았다. 이로 인해 이날 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1300원(-6.79%)떨어진 2만 3350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대부분 증시전문가들은 하이닉스 유동성 위기설은 공매도 세력들의 루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6월 9일 3만 1450원으로 고점을 찍었던 하이닉스의 주가는 16일 현재 2만 1650원으로 31.16%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808.86에서 1507.40으로 16.67% 떨어진 것보다 두 배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이닉스의 주가하락은 지나치게 크다.
이 때문에 공매도 세력이 만들어낸 루머라는 설이 강하게 돌고 있다. 최근 하이닉스는 공매도 종목 1위에 올라있다. 주가가 높을 때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되사서 갚는 공매도 세력으로서는 하이닉스의 주가가 폭락해야 이익이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공매도세력에게 하이닉스가 오는 9월 만기가 도래하는 전환사채 리볼빙을 위해 추가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좋은 먹잇감이었던 셈이다.
인수 합병설도 루머의 상당 수를 차지한다. 지난 1일 제주은행의 지분매각설이 시장에 확산되며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제주은행과 최대 주주인 신한금융지주 양측이 모두 지분 매각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주가는 12.39% 급락하며 1만 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 기업 임원은 “우리 회사가 모 기업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 오전에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조회공시 요구가 왔다. 오후에 바로 사실무근이라는 공시를 하니까 인터넷에 ‘이 회사는 이런 루머도 이용할 줄 모른다’는 글들이 떴다”며 “이익을 위해 루머를 퍼뜨리는 세력과 루머라는 것을 알고 한탕 하려는 세력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의순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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