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TV 개그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매니저를 패러디한 한 개그맨은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명함을 주변에 마구 뿌리고 다닌다. 그러나 연예기획사 매니저를 만난다고 다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말로 재능과 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적절한 매니지먼트사가 만나 스타가 탄생하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만 더한다면 시대적인 흐름, 즉 시기적 적절함이 딱 맞아 떨어져야지 스타의 조건이 완성되는 것이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제아무리 최고의 투자처에다 돈을 넣었더라도 세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본인의 노력(학습), 감각(원칙 등), 경제상황 등이 바로 그것이다.
성공적 재테크를 꿈꾸는 이들에게 제일 먼저 해주고 싶은 말은 ‘잘 산다’는 게 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아무개는 잘 사는 집(안)과 결혼한다”라고들 이야기한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안과 혼사를 하면 주변서 들리는 얘기지만, 부자라고 또 돈이 많다고 잘 사는 것은 아니다. 잘 산다는 것은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다. 온가족이 건강하게, 서로 화목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진정 잘 사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잘 사는 것’ 하면 바로 돈 많은 것으로 생각해버린다.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되고 싶다면 이 점부터 명확히 생각하고 시작해야 한다.
돈을 많이 벌어서 호화롭게 살면서도 남들에게 손가락질당한다면 그것은 분명 불행한 삶이다. 적게 벌어도 가족, 이웃과 더불어 화목하게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걸 알아야만 부자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 부자 열풍과 재테크 열풍이 불면서 모두들 관심을 가지고 실천도 해보지만 누굴 따라 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욕심이 넘쳤기 때문이다.
‘아무개가 어린 나이에 몇 억을 벌었다는데…’ 하고 나도 따라 해보지만 이미 욕심이 나의 분수를 넘어서버려 따라 해보려는 모델보다도 두 배, 세 배는 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생각이 이렇게 움직이니 행동은 ‘욕심 넘치는 마귀할멈’이 돼버리고 만다. 분수를 잘 알아야 한다. 자기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어떠한 욕심도 허용이 안 된다. 돈은 사람을 기다려주지도 않고 더 더욱 관대하지도 않다. 돈에게 어떤 자비를 기대하고 있다면 그 기대는 싹 잊어야 한다.
자신의 능력만큼만 하면 된다. 그 능력도 계발하지 않아서 평생 다 써먹지도 못하는 현실에서 분수를 넘어선 행동이나 판단은 돈이 당신을 떠나게 하는 최악의 수다. 만일 당신이 큰 빚을 지게 된다고 해도 아무도 당신을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돈을 관리하지 못한 당신을 비난하고 책임은 당신에게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니 돈을 벌고 싶다면 분수를 지키고 능력껏 행동하는 원칙이 필요하다.
또 한 가지,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하라. 사업을 한다거나 기업에서 새로운 분야를 추진한다면 모를까 돈에 관한 한 ‘기발한 아이디어’는 없다. 아이디어란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인데 돈은 ‘보수 중에서도 꼴통 보수’이기 때문에 상식을 벗어난 아이디어를 허용해주지 않는다. 만일 누군가 당신에게 상식을 벗어난 돈 버는 방법을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사기꾼이 분명하다. 돈은 나 혼자만 벌고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인간들, 지구상의 모든 인간들이 다 벌고 가지고 싶어 하기 때문에 나 혼자만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난센스다. 항상 상대적이라는 평범한 사실을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돈의 노예가 되지 말고 친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 노예는 주인에게 종속되는 것이다. 그러나 친구는 대등한 상황에서 만나는 것이다. 외모와 환경과 빈부의 차이에 개의치 않고 그냥 만나는 것이 진정한 친구다. 돈과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 다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돈을 도망자로 만들거나 주인님으로 만들고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한다면 돈 벌어 준다는 광고에 현혹되지 마라. 아메리카대륙 서부개척시대 골드러시가 있을 때 진짜로 돈을 번 사람들은 금을 쫓아와서 캐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들을 상대로 옷 밥 술 삽 등을 판 사람들이었다. 금융기관에서 몇 %니, 최고니 하는 광고를 다 믿는다면 당신은 정말 돈 벌 자격이 없는 바보다. 그런 건 그냥 그러려니 하고 참고만 해라.
원칙은 이렇게 단순하고 평범하다. 이런 원칙을 가지고 3개월 만에 종자돈 1000여만 원을 두 배로 불린 사람이 있어 소개한다. 몇 년 전 필자에게 이메일로 상담이 왔다. 직업군인 생활을 한 지 2년쯤 되는 부사관 A 씨였다. 그는 월급의 90% 가까이 저축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의 부모님 거주지 주변에 소형 빌라를 사보라는 부모님의 권유를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그 빌라 시가가 6000만 원 정도 하고 전세가 3000만 원이 있으니 대출까지 해서 3000만 원 정도만 준비하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A 씨 본인이 2년간 저축한 금액이 약 1800만 원이니 1200만 원은 대출을 받으면 됐다. 직업군인이니 대출조건도 당시에는 어렵지 않았다. 당연히 강력히 매입추천을 했다.
그런데 A 씨가 그 빌라를 매입하고 3개월 후에 서울 강북지역의 경전철 계획이 발표됐고 그 빌라는 바로 역세권 안에 들었다. 호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낡은 빌라다 보니 주변의 다른 빌라와 연합해서 재건축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빌라 가격은 불과 몇 개월 만에 9000만 원을 넘어섰고 지금은 1억 3000만 원을 호가한다. A 씨의 빌라는 5개월여 만에 가격이 두 배 넘게 뛰었다. 몇 억씩 굴리는 큰손들에게는 보잘 것 없겠지만 서민들로선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린 셈이다.
물론 모든 것이 A 씨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A 씨는 대출 이자 부담을 감안해 분수껏 빌라를 매입했고 모르는 것은 주변과 충분히 상의도 했다. 여기에다 경전철과 재건축이라는 주변 경제 환경이 모두 맞았기 때문에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렇게 되기까지 2년간 급여의 90% 가까이 저축해 종자돈을 마련한 A 씨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돈을 벌고 싶다면 분수 넘치게 욕심내지 마라. 그리고 평소에 공부하고 열심히 저축해서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한치호 재테크 전문 자유기고가 hanchi101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