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비관론자의 최선봉에 있다. 루비니 교수는 현재 월가를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를 이미 2년 전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루비니 교수는 이번 위기가 아직 저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는 최근
그의 의견에 따르면 바닥을 향해 치닫던 세계 각국 증시가 연말연시를 맞아 살짝 반등하고 있지만 아직 바닥을 보려면 멀었다는 것. 루비니 교수는 “세 가지 차원에서 현재의 주가가 앞으로도 대략 15∼20%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가 꼽은 세 가지 이유는 첫째 미국과 지구촌 각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 둘째 2009년 기업 실적에 대해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이 불필요한 환상을 갖고 있다는 점, 셋째 학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금융, 기업 부채, 헤지 펀드 시장을 비롯해 금융위기가 다시 재발할 수 있는 여지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정책리서치센터’ 공동소장인 딘 베이커도 이번 경제위기를 맞아 명성을 높이고 있는 경제학자. 딘 베이커의 경우 미국 사람들이 ‘주택을 소유하는 문화’ 자체를 버리지 않으면 현재의 위기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베이커는 최근 <가디언> 기고문에서 “담보대출설정료, 이자, 중개 수수료, 이사비용 등을 포함해 보통 한 시민이 주택을 보유하는 과정에서 주택 가격의 10%가 추가비용으로 발생한다. 30만 달러짜리 집을 사는 시민은 여기에 매달 600달러 정도 주택유지비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집을 사는 과정에서 높은 비용이 발생하는데도 수백만 시민들이 앞 다퉈 집을 구입하면서 사회 전체가 ‘빚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붕괴로 인한 경기 침체 후 또 다른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이른 바 ‘더블 딥’(이중침체)을 예언한 바 있는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회장도 대표적 비관론자. 로치는 최근 “2009년에도 경기 악화는 계속되고 2010년에야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우울한 진단을 내놨다. 그는 <포린폴리시> 최근호에서 “미국을 대신할 만한 큰손이 나타나지 않는 한 지구촌 경제는 아주 무기력한 회복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준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