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국 축구에 대형 공격수가 탄생하는 분위기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손흥민은 우즈베키스탄(우즈벡)과의 브라질 최종예선 경기에 선발 출장해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손흥민이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선발 출장한 것은 이번 경기가 처음이다.
경기 내내 손흥민은 빼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빼어난 개인기로 우즈벡탄 수비진을 뒤흔들었으며 몇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이 가장 돋보인 부분은 바로 골 욕심이다. 슈팅이 아쉽게 빗나가거나 자신에게 향하던 날카로운 패스가 상대 수비수에게 차단될 때마나 손흥민은 무척이나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반드시 한 골을 넣겠다는 욕심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홀로 단독 드리블로 우즈벡 수비수 서너 명을 뚫고 들어가려는 시도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실 그동안 큰 기대를 불러 모으며 유럽으로 진출해 성공적인 활약을 보인 대한민국 선수들은 대부분 이타적이고 희생정신이 강한 타입이었다. 박지성이 대표적이며 이청용과 기성용 역시 비슷한 유형이다. 그러다 보니 결정적인 순간에도 슈팅을 하지 않고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하려다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늘 골 욕심을 더 부려야 한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손흥민을 달랐다. 한국 축구가 그토록 기다리던 골 욕심이 넘쳐나는 욕심쟁이 공격수가 등장한 것이다. 물론 경기마다 다소 기복이 있는 점, 득점력과 드리블 실력 등이 빼어나지만 아직은 좀 더 다듬어야 할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분명 한국 축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 젊은 피가 기대에 부응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는 부분은 분명 큰 수확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