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한국의 월드컵 진출이 확정되면 꽃과 우리 유니폼을 선물하겠다.”
내일(18일) 한국과 브라질월드컵 본선 티켓을 놓고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던진 일성이다. 그동안 한국팀을 향해 독설을 퍼붓던 케이로스 감독이 돌연 태도를 바궈 덕담을 건네 눈길을 끌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내일 오후 9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A조 마지막 8차전을 치른다.
현재 한국은 4승2무1패(승점 14)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고, 이란(승점 13)이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1)이 3위로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 12일(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 7차전 이란과 레바논전. 이란 4-0 대승.
한국은 내일 경기에서 5점 차 이상으로 대패하지 않는 한 본선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이란은 비기거나 패할 경우 우즈벡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본선행 향배가 달라진다.
한국보다 이란이 심리적으로 부담스런 경기다. 경기를 하루 앞둔 17일 양 팀은 같은 장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회견에서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사실상 확정됐다”며 “우리도 한국과 함께 브라질로 꼭 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에게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라며 “서로를 향한 복수심은 이제 멈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복수에 관해 생각하고 있다면 내일 축구로 답해줄 것”이라며 “피에 대한 것은 땀으로 답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이 내일 본선 진출에 성공한다면, 이란 전통에 따라 꽃을 선물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케이로스 감독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원정 경기인데다 한국과 비겨 승점 1점을 추가할 경우 본선에 직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팀을 자극시키지 않으려는 고도의 심리전이 투영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