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이 동메달을 목에 걸 당시만 해도 한국 국가대표팀의 앞길은 탄탄대로처럼 보였다.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끄는 ‘홍명보 키즈’들이 향후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탄탄한 재원이 될 것으로 보였으며, 동메달 획득 경험은 차기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2013년 6월 현재,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의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비록 아시아 최종예선을 통과해 브라질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했지만 A조 2위, 그것도 3위 우즈베키스탄과 승점은 같고 골득실차에서 단 한 점이 앞서 턱걸이로 진출한 본선이다. 최종전 직전까지 우즈벡과의 골득실차라 6점이었음을 감안하면, 정말 아슬아슬한 본선진출 확정이었다.
게다가 최종예선까지만 대표팀을 이끌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시한부 최강희 감독도 이제 지휘봉을 내려 놓는다. 뒤숭숭한 대표팀은 선장까지 잃게 된 셈이다. 이제 브라질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이 채 1년도 안 되는 상황에서 대표팀은 분주한 나날을 보내야만 한다.
차기 감독으로는 홍명보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유력하다. 일부 언론에선 이미 홍 전 감독이 차기 감독으로 확정됐다는 보도도 흘러나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측은 홍 전 감독이 차기 사령탑 유력 후보라는 점은 인정했지만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을 뿐이다.
홍 전 감독이 월드컵 대표팀을 맡게 될 경우 ‘홍명보 키즈’가 대표팀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물론 현재 상황에서도 월드컵 대표팀의 주축은 홍명보 키즈다. 대표적인 홍명보 키즈인 구자철과 기성용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대표팀은 최종예선 최종 3연전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홍 전 감독의 차기 감독이 될 경우 ‘홍명보 키즈’의 추가 발탁도 이뤄질 전망이다. 반면 이동국 김남일 등을 비롯한 노장들은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벗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박주영이 다시 원톱 자리로 복귀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홍 전 감독은 올림픽 당시 저조한 모습을 보인 박주영을 꾸준히 기용했고, 박주영은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최고의 활약으로 연결된 바 있다. 홍 전 감독 식 믿음의 축구가 빛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이처럼 홍 전 감독은 이미 올림픽 대표팀을 맡아 팀을 꾸려온 만큼 이들을 주축으로 한 월드컵 대표팀의 장악하는 데에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