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에선 분명 일본이 압도했다. 마치 FC바르셀로나를 보는 듯한 정교한 패스플레이가 돋보인 일본 대표팀은 이탈리아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그렇지만 일본 역시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골 결정력 부재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품고 있었다. 특히 3대 3 동점이 된 후반 중반부터는 거의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음에도 이탈리아의 역습 한 방에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20일(한국시각) 브라질 헤시페의 아레나 페르남부코에서 벌어진 일본과 이탈리아의 2013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A조 2차전에서 이탈리아가 일본을 상대로 4대 3 아찔한 역전승을 거뒀다.
중계 화면 캡쳐
경기 초반 흐름을 주도한 것은 일본이었다. ‘이적 뉴스왕’ 혼다 케이스케가 전반 20분 오카자키가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일본은 다시 전반 33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뛰어 있는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카카와 신지의 기습적인 왼발 슛까지 이탈리아 골망을 흔들었다. 컨페더레이션스컵 개막전에서 브라질에 0대 3 완패를 당했던 일본과는 전혀 다른 팀이 돼 있었다.
이탈리아는 전반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다니엘레 데 로시가 헤딩골로 추격골을 집어 넣는데 만족하며 전반을 마쳐야 했다.
후반 초반 일본이 잠시 집중력을 잃은 사이 이탈리아가 무서운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후반 4분 만에 우치다 아쓰토의 자책골이 나와 2대 2 동점이 됐고 바로 2분 뒤엔 하세베 마코토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이탈리아의 사고뭉치 에이스 마리오 발로텔리가 성공시켰다. 결국 일본은 후반 시작 5~6분여 사이에 연이은 자책골과 반칙으로 두 골을 헌납, 2대 3 역적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다시 안정을 되찾은 일본은 정교한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이탈리아를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후반 24분 신지 오카자키의 동점골까지 터지면서 경기 분위기는 완벽하게 일본 쪽으로 돌아갔다. 이탈리아는 일본의 매서운 패스 플레이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모습이었다. 그대로 일본의 역전골이 터질 듯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무딘 일본의 창끝이 결국 이탈리아의 방패를 뚫지 못했다.
후반 41분 수비에 치중하던 이탈리아는 힘겹게 역습 기회를 잡았고 데 로시의 환상적인 침투패스가 측면을 거쳐 세바스티안 지오빈코에게 연결됐다. 결정적인 패스를 받은 지오빈코는 가볍게 일본 골문 안으로 집어넣으며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그 이후에도 일본은 계속 이탈리아의 골문을 노렸지만 골대에 맞는 불운이 따르는가 하면 결정적인 동점골은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무산됐다.
결국 일본은 브라질에 이어 일본에도 패하면서 컨페더레이션스컵 A조 조별예선 탈락을 확정지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