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LG CNS 프라임타워.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관건은 온라인복권 사업, 즉 로또복권 사업을 누가 가져가느냐다. 업계에 따르면 로또복권 사업의 연 매출은 2조 8000억 원. 흔히 ‘즉석복권’이라고 불리는 인쇄복권 사업이 연 매출 3000억 원가량이고 전자(인터넷)복권이 500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로또복권 사업 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나눔로또 사업에서는 로또복권의 총매출 중 2%가량을 사업자인 나눔로또가 가져간다. 2기 로또복권사업자인 (주)나눔로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461억 6800만 원, 영업이익은 18억 7200만 원, 순이익은 28억 8000만 원을 기록했다. 큰 힘 들이지 않고 1년에 수십억 원을 챙기고 있는 것. 게다가 복권사업에 대한 시스템 유지·보수, 솔루션 운영 등의 경험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할 수 있어 사업적으로도 발전 여지가 충분하다. 이 때문에 CJ, 코오롱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애쓴 바 있다.
이 같은 사업적 매력 때문에 차기 복권수탁사업자 선정에서는 2기 선정 때보다 더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입찰일이 가까워지면서 혼탁한 양상까지 펼쳐지고 있다. 그 중심에서 늘 LG CNS가 빠지지 않고 있다. LG CNS는 로또복권 2기 사업자인 (주)나눔로또의 일원이다. 2기 사업자 선정 당시 유진기업, 농협 등과 함께 나눔로또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시스템 유지·보수 등을 맡으면서 수수료를 챙겨왔다. 그런데 LG CNS가 나눔로또컨소시엄에서 이탈, 유진기업과 농협 대신 한국연합복권과 손을 잡고 3기 사업자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LG CNS 측은 “컨소시엄 구성은 영업전략이자 비밀”이라며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LG CNS가 이른바 ‘들러리 입찰담합’으로 지난 2010년 과징금 17억 6000만 원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조치를 받은 바 있다는 점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LG CNS는 2009년 250억 원 규모의 서울시 주요 도로 교통관리시스템(ITS) 설치공사 입찰에서, 별도 사업인 서북권 버스정보시스템(BIS) 사업 협력을 대가로 GS네오텍을 형식적인 입찰 파트너로 참여시켜 기본설계·가격입찰서 등 입찰서류를 조작해 근소한 차이로 낙찰받았다.
LG CNS는 공정위 조사 결과와 제재 조치에 불복, 행정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7월 12일 대법원에 기각당하고 말았다. 대법원 역시 LG CNS의 ‘들러리 입찰답함’을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의 결정은 차기복권수탁사업 수주전에서 LG CNS에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차기 복권수탁사업자 선정기준에 ‘도덕성 및 사회적 신용’ 항목이 신설, 강조됐기 때문이다.
대법원 결정에 따라 LG CNS가 더 불리해진 것은 조만간 ‘부정당업자’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부정당업자로 지정될 경우 공공사업 부문에서 입찰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복권사업은 정부에서 관리하는 공공사업으로 볼 수 있다. 복권사업은 2004년 1월 29일 제정·공포된 ‘복권및복권기금법’에 의거 복권위원회에서 통합관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정향우 발행관리과장은 “복권위 업무는 복권수탁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며 이는 정부에서 발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 CNS가 차기 복권수탁사업자 수주전에 참여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LG CNS는 입찰 참여를 강행하고 있다. 대법원 기각 후 부정당업자 지정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이용, 부정당업자로 지정되기 전에 일단 사업자로 선정되고 보자는 심산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LG CNS 측은 “대법원 판결과 이번 입찰은 관련 없다”며 “아직 부정당업자로 지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답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
판매보다 시스템 관리가 ‘짭짤’
차기 복권수탁사업자는 지금까지 분리 운영돼오던 온·오프라인 복권 사업을 통합 운영할 수 있다. 사업 규모가 커진 만큼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업체 간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로또복권사업 구조에서는 기본적으로 판매대행이나 금융업무보다 시스템 관리와 솔루션 운영이 더 중요하다. 전산시스템을 전국적으로 깔아야 하는 데다 거액이 오가기에 한치의 오차도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 수익에서도 사업대행수수료나 당첨금지급수수료보다 시스템관리수수료와 솔루션운영수수료에 더 많이 배당된다. 따라서 로또복권사업 위탁업체인 유진기업이나 당첨금지급수수료를 챙기는 농협보다 시스템을 관리하는 LG CNS와 솔루션을 운영하는 인트라롯(Intralot)의 수익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나눔로또 관계자는 “업무영역에서 시스템 유지·보수가 가장 크다”며 “수익이나 목소리 면에서 시스템업체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 CNS 입장에서 많은 요구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2기 사업까지 로또복권 솔루션은 해외업체에서 담당했다. 나눔로또에서는 그리스의 대표적인 IT기업 인트라롯이 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로또 솔루션 국산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개발에 성공, 솔루션을 국가에 귀속시킨 업체가 LG CNS다. 3기 사업부터는 LG CNS가 개발했고 정부 소유가 된 솔루션을 적용하는 것이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