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의 경우처럼 임플란트 시술을 받고 부작용 등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임플란트 관련 소비자 상담건수는 502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410건으로 폭증했다. 임플란트 파손, 흔들림, 탈락 등의 예측가능한 부작용부터 안면마비까지 다양한 사례가 접수됐다. 결국 지난 14일 공정위는 ‘임플란트 시술동의서 표준약관’을 제정하기까지 했다. 덕분에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환자들은 정기검진 및 이식체 또는 보철물 탈락, 나사파손 시 재수술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강남의 한 치과 개원의는 “가격 차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임플란트 비용에는 재료비뿐만 아니라 의사의 실력, 유명세, 환자의 기대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도 영향을 미친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되는 환자들은 비싸도 유명한 병원으로 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는 분들은 저렴한 곳을 찾아가는 게 아니겠느냐”며 “물론 저렴한 병원이 실력이 없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가격이 실력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주변 환경이나 여러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병원을 선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도한 임플란트 시술에 대한 규제는 마련되지 않아 여전히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삐뚤게 자란 사랑니를 발치해야 했던 박 아무개 씨(여·26)는 치과를 찾았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간단한 치료일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들은 것. 사랑니가 워낙 크게 자라 발치를 하게 될 경우 잇몸에 구멍이 생기는데 이를 막을 임플란트 시술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었다.
알고 보니 사랑니는 의료수가가 낮은 반면 위험도가 높아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임플란트를 권유한 것이었다. 날이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면서 간단한 치료보다는 임플란트와 같은 고비용의 시술만 고집하는 병원이 많아져 생긴 폐해였다.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예방치과학교실 김진범 주임교수는 “신경치료 및 다양한 치료방법으로 자연치를 보존하는 쪽으로 하고 마지막 방법으로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게 좋다. 치주질환으로 상한 잇몸뼈를 재생하는 것도 가능해졌으니 섣불리 임플란트를 결정할 이유는 없다”고 조언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금속 알레르기? 그건 오해
“저는 금속 알레르기가 있어서 임플란트 시술을 못 받아요.”
치과를 찾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에게 임플란트를 권하면 대뜸 이런 말부터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속설일 뿐 사실이 아니다.
임플란트는 생체친화적인 금속이라 불리는 티타늄 재질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녹이 슬거나 알레르기가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다. 실제로도 이러한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례가 없었으며 연구결과도 보고되지 않았다.
당뇨나 고혈압 증상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없다는 ‘카더라 속설’도 떠돌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잘못된 속설이다. 당뇨나 고혈압을 앓고 있어도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 몇 가지 주의사항만 조심하면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여름에는 임플란트 시술을 피하라는 출처 없는 주의사항을 접할 때도 있다. 그러나 임플란트는 외부의 온도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시술이다.
임플란트 시술의 수명은 영구적이며 충치가 생기지 않으니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있다. 물론 임플란트 티타늄 재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썩지 않는다. 하지만 임플란트 주변에 제거되지 못한 음식물 찌꺼기 등이 치태나 치석으로 굳어질 경우 주위조직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임플란트 주위염’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초기에 증상을 발견하기 어려워 더욱 조심해야 한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