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중 8곳 지난해 수익성 악화...SK·LG만 수익성↑

[일요신문] 삼성, 현대차 등 국내 10대 그룹 중 8곳의 수익성이 지난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재벌닷컴이 자산 규모 상위 10대그룹 소속 84개 상장사(금융 계열 제외)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SK, LG를 제외한 8개 그룹의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매출 223조 1000억 원에 영업이익 23조 4000억 원으로 집계돼 영업이익률이 10.48%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대비 0.22%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대비 상승했지만 매출 대비 영업이익의 상승분이 낮아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특히 13개 상장사 중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영업이익률이 상승했을 뿐 나머지 12개 계열사는 모두 하락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0.9% 감소한 132조 4000억 원에 영업이익이 8.3% 낮아진 9조 700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0.6%포인트 하락한 7.35%에 그쳤다. 10개 상장사 중 현대로템, 현대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이 모두 영업이익률이 줄어들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 하락 폭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컸다.

또한 포스코그룹(7개사)과 현대중공업그룹(3개사)은 철강, 조선경기 침체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급락하면서 수익성도 급감했다.
포스코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8.8%, 20.6% 감소한 52조 원과 2조 4000억 원에 그치면서 영업이익률도 5.38%에서 4.69%로 0.7%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4.34%에서 지난해 1.73%로 2.61%포인트 급감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2조 1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8% 줄어드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6000억 원으로 62.1%나 급감했다.

한화그룹(3개사) 매출액은 전년보다 1.5% 증가한 9조 1000억 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이 21.9% 줄어든 2000억 원에 그쳐 영업이익률이 2.51%로 0.75%포인트 하락했다.

GS그룹과 한진그룹은 적자로 돌아섰다. GS그룹(8개사)은 정유와 석유화학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매출액은 16조 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 줄었고 영업이익은 2012년 6000억 원 흑자에서 지난해 4000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한진그룹(6개사) 역시 매출액은 전년보다 3.3% 줄어든 23조 3000억 원이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00억 원 흑자에서 3000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SK그룹(16개사)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로 영업이익이 2012년 3조 7000억 원에서 지난해 7조 2000억 원으로 무려 93.6% 늘어나 영업이익률이 5.72%에서 10.8%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LG그룹(11개사)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02조 2000억 원, 3조 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어나 영업이익률도 3.45%로 0.02%포인트 개선됐다.

한편 10대 그룹 소속 84개 상장사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95조 3000억 원과 48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 2.5% 증가했다.

이연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