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 출신의 김 회장은 진로를 고민하던 고3 시절, ‘우리 젊은이들이 무궁무진한 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개척해야 한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에 이끌려 부산 수산대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이후 배를 타기 시작한 김 회장은 원양어선 선장 생활동안 ‘참치 잘 잡는 선장’으로 이름을 날렸고, 8년여를 바다에서 보낸 뒤 69년 동원산업을 설립하며 사업가로 변신했다.
76년 동원냉장(주) 설립, 77년 동원정밀(주) 설립, 81년 동원식품(주)을 설립하는 등 꾸준히 사세를 확장해 온 김 회장은 82년 참치캔 출시를 계기로 식품사업에 진입한 뒤, 동원그룹을 국내 굴지의 종합식품회사로 성장시켰다.
82년 한신증권(주)을 인수, 금융업에 진출한 김 회장은 86년 한신경제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회사 설립 20주년이 되던 지난 89년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 기업을 공개했다.
기업공개 이후 김 회장은 90년 11월 동원산업 주식 59만 주를 장남 남구씨에게 넘기면서 당시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인 62여억원의 증여세를 자진 납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업공개 이후 삼경건설 인수를 통해 건설업에도 진출한 김 회장은 90년대 들어 동일렌탈, 동원파이낸스를 잇달아 설립하는 등 그룹사로의 변신을 꾀했다.
95년 성미전자 인수 이후 96년 4월 동원그룹을 출범시킨 김 회장은, 계속해서 해피텔레콤을 설립하고 고려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하는 등 통신장비와 금융업 분야로의 사세 확장에 주력했다.
69년 원양어선 두 척으로 출발한 동원산업은 35년이 지난 2004년 현재, 크게 동원산업 동원F&B 등으로 대표되는 식품사업군과 동원금융지주 동원증권(주) 동원캐피탈(주) 등 금융사업군, 서두칠 사장 영입으로 유명한 이스텔시스템즈(주) 동원 EnC 등 정보통신/서비스사업군 등으로 나뉘어 17개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30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적자를 내는 경영인은 범죄자’라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는 김 회장은 ‘큰 회사보다는 좋은 회사’ ‘사회에 필요한 회사’를 경영모토로 정도경영을 중시해 왔다.
김 회장은 2세 경영수업에서도 남다른 면모를 과시했다. 장남 남구씨에게 거액의 증여세를 자진 납부하고 주식을 넘긴 것이나, 남구씨에게 대학 졸업후 경영수업의 일환으로 6개월간 원양어선을 타게 한 일화는 정도 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김재철 회장이 펴낸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는 책은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여름휴가 때 읽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99년 한국무역협회 회장직을 맡아 무역센터 확충 및 ASEM(아시아유럽정상회담) 회의장 건설을 진두지휘, ASEM의 성공적 개최에 일조한 바 있으며,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임기 종료를 앞두고 무역협회장에 재선임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무역협회장 재임기간 동안 무역협회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를 단행, 노조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