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주민들은 이번 파문에 대해 의외로 “올 것이 왔을 뿐”이라는 덤덤한 반응을 보이며 그다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만큼 민씨에게 입은 피해와 실망이 컸다는 반증이다.
민씨가 노 대통령의 사돈이라는 점은 병원 개업 때부터 통진면은 물론 인근 지역까지 널리 퍼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민씨가 직접 나서 ‘홍보’를 한 것은 아니었다는 게 주민들의 반응.
그러나 기자가 확인한 결과 푸른솔병원이 위치한 서암리 외곽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은 이번 파문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민씨가 병원장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통진면 소재 기업 대표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통진상공인협회’의 임원진 일부도 민씨의 가족 사항을 최근에 와서야 알았다.
협회의 한 간부는 “민씨는 병원 개업 직후 ‘통진상공인협회’ 회원으로 가입했으나, 가입 처음 한두 번 얼굴을 내민 뒤 다시는 참석하지 않았고 실제 협회 회원들에게도 유일하게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민씨의 가족 사항은 거물급 정치권 인사들이 병원 개업식에 참석하고, 개업 초기 고급차량이 병원에 자주 드나들자 주민들이 이를 궁금하게 여겼고, 병원 직원이나 병원과 거래하던 업체 직원들이 그 내막을 자연스럽게 털어놓음으로써 주변에 알려졌다는 것이다.
민씨가 지역 주민들에게 준 첫 이미지는 꽤 좋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록 반경 2백m내에 위치한 몇몇 병원들로부터 날카로운 눈초리를 받기는 했지만 MRI 등 고가 의료 장비를 갖춘 거대 종합병원이 들어서자 지역 주민들의 호응이 상당히 컸다.
개원 초 전문 의료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가천 의대 및 이대 목동 병원과도 진료와 병원 업무 제휴에 나서면서 병원을 이용하는 고객도 차츰 늘었다고 한다.
그러나 직원 임금이 계속 체불되고, 영안실 건설 문제로 인근 빌라 주민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그의 이미지는 급격히 나빠졌다. 한 주민은 “병원 개원 이후 주변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하고 병원 입구와 주차장 공간이 좁은 상태에서 많은 차량이 출입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특히 대선이 끝나면서 주민들이 그렇게도 반대했던 영안실 공사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의 ‘화’는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과 구내 식당 식대 미지급, 각종 물품, 병원 의료 기기 대금 및 전기세, 수도세 등을 내지 못하고, 더욱이 그러한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병원 직원이나 동생 민상철씨를 내세워 ‘입막음’을 했던 탓에 점점 ‘믿음’을 잃어버렸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한편 <일요신문>은 경찰의 압수수색이 실시되기 이틀 전인 지난 2월2일 민씨가 서초동 S빌라를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외부에서 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잠금장치가 돼 있어 사무실 출입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취재진은 빌라 옆 S건물 관계자를 통해 민씨의 어머니 김씨가 빌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인근 부동산 업소 관계자들은 문제의 S빌라에 민씨가 입주한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는 반응이었다.
빌라 옆 M부동산 관계자는 “민씨를 알고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대해 “며칠 전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최근 들어 빌라 2층 직원들이 ‘이 근처에 좋은 사무실이 없느냐’고 문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