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교형 장금이(왼쪽), 주도형 최상궁 | ||
“여보, 나 오늘 몸살이 났는지, 열이 나고 목도 붓고 하루종일 온몸이 아파서 아주 혼났어요….” 그러자, 남편은 눈 한번 마주치지 않은 채, 짜증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대꾸한다. “병원은 갔었어?” 또는 “약 사먹지 그래!”
A씨는 남편의 그 말에 서운한 마음으로 뒤돌아 밥상을 차리며 이렇게 생각한다. ‘이왕이면 좋게 위로해 주면 어디 덧나나. 아무래도 저이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틀림없어.’
이 부부의 문제는, 바로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점에 있다. 사람들은 보통 태어나서부터 성장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기 나름대로 독특한 동기 요인에 의해 선택적으로 일정한 방식의 커뮤니케이션 행동을 취하게 된다고 한다. 이것은 하나의 경향성을 이루게 되어 자신이 일하고 있거나 생활하고 있는 환경에서 아주 편안한 상태로 자연스럽게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다.
따라서 나와 다른 행동 스타일을 보이는 사람과는 커뮤니케이션에서 갈등이 생기고, 나와 유사한 행동 스타일의 사람은 편안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패턴 또는 스타일에 따라 사람의 유형을 ‘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각 유형의 특징을 우리가 많이 보는 <대장금>의 인물들로 이야기해보자.
주인공 장금이는 사교형의 특징을 많이 보인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호의적인 인상을 주며, 말솜씨가 있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다. 또한 열정적이고 낙천적이다. 장금에게는 수랏간 최고상궁이라는 목표가 있었지만, 그러한 목표와 인간관계가 대립할 때는 인간관계를 위해 목표를 과감히 포기하는 사교형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사교형들은 감정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이라서 흥분을 잘하고 식기도 빨리 식는다.
최상궁은 목소리가 크고, 자기 주장이 강한 주도형이다. 말과 행동이 빨라서, 그로 인한 실수도 종종 발생한다. 도전을 좋아하고 의사결정이 빠르며, 지도력을 발휘해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능력을 보인다. 인간관계보다는 과업과 사회적 지위, 자신의 목표에 더 관심이 많다. 한마디로 ‘짱’이 되고 싶어한다. 주도형이 대화시 주로 하는 말은 “쓸데 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결론만 얘기해봐”다. 바로 A씨의 남편이 이런 주도형인 것이다.
▲ 신중형 금영이(왼쪽), 안정형 연생이 | ||
장금이의 친구 연생이는 안정형의 행동패턴을 보인다. 조용하고 부드럽고, 사람들과 친화적이고, 혼자 나서기보다는 같이 모여서 인간적으로 일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눈물을 글썽거리며 한숨을 쉬며 걱정을 한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꺼린다.
바로 주부 A씨가 안정형의 스타일인 것이다. 남편의 말과 행동에 서운하고 상처를 입지만, 그것을 내색하기보다는 ‘내가 좀 참지 뭐’하며 삭힌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안정형은 위장병 같은 지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임미연 한국능률협회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