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해결의 최대 실마리는 굿머니 김영훈 전 대표가 보관중이라고 하는 CD의 실존 여부. 이에 대해 검찰은 김영훈 전 대표의 진술을 근거로 “CD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요신문> 취재 결과 굿머니의 내부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원본 CD 5장을 60벌씩 3백 장으로 복사해놓고 여차하면 언론에 모두 돌릴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주장해 검찰 발표와는 정면 배치된다. 내부 관계자의 주장에 의하면 문제의 CD에는 신계륜 의원을 포함한 여야 의원 5~6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관계자는 굿머니의 전체 자금 규모가 김천상호신용금고에서 불법 대출된 5백41억원뿐만 아니라 사채시장에서 끌어들인 5백억~6백억원이 더 있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굿머니와 관련해 유통된 전체 자금 규모는 1천억원이 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굿머니 자금의 불법적인 용처와 관련해 밝혀진 것은 신계륜 의원에게 전달된 3억원 이외에 나온 것이 없는 상황이어서 최대 1천억원의 자금 행방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난 2월22일 김영훈 전 대표의 구속으로 활기를 띨 것처럼 보여졌던 ‘굿머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시간이 흐르면서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굿머니의 자금용처와 관련해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신계륜 의원에게 전달된 3억원이 전부.
굿머니 의혹의 최대 핵심은 정치권에 과연 어느 정도의 규모로 돈이 흘러들어갔느냐 하는 점이다.
지난 국회청문회에서는 여당인 민주당에 30억원, 야당인 한나라당에 60억원 등 도합 90억원설이 나돌았다.
또다른 관심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감사’ 발언 등 구체적인 물증이 될 만한 내용을 녹음해둔 CD의 존재 여부. 이에 대해 검찰측은 “굿머니가 정치권에 건넨 돈은 신 의원 것이 전부라고 하며, 노 대통령의 감사하다는 말을 녹음했다는 CD의 실체도 없다고 김 전 대표가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검찰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1백41억원에 대한 용처를 밝히는 것. 이 돈은 굿머니가 2002년 김천상호신용금고로부터 불법대출받은 5백41억원 가운데 사용처가 파악된 4백억원을 제외한 것이다.
하지만 당초 굿머니 의혹을 제기했던 민주당 조재환 의원 등 굿머니 주변 관계자들은 “검찰이 단순히 김 전 대표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수사에 불신을 표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CD의 실체와 굿머니의 총 자금 규모에 대한 새로운 증언들이 포착되고 있다.
굿머니의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회사 기밀 등 주요 내용이 담긴 CD 3백 장을 복사해 측근에게 맡겨두고 있다고 들었다. ‘최악의 상황이 올 경우 기자들에게 모두 돌려라’고 주문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여전히 김 전 대표 주변에는 충성스런(?) 부하직원들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금감원으로부터 고발당한 지난해 3월14일 이후부터 자신이 체포될 것을 예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구속된 이후 행동지침에 대한 내용을 위해 여러 장의 CD를 제작해 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 김 전 대표는 “CD의 실체는 없으며 김진희씨가 증언한 5장의 CD는 음악 녹음 CD를 잘못 보고 오해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의 핵심은 바로 이 CD의 내용. 관계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 CD와 김진희씨가 검찰에 제출한 CD는 다른 것이라는 얘기. 또한 이 CD에는 한나라당 L의원 등 여야 5~6명의 국회의원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D에서는 정치인이나 고위 관계자의 이름을 직접 거명치 않은 것도 상당부분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신 의원의 경우도 여러 군데에서 ‘신 사장’으로 호칭되고 있다는 것.
실제 김 전 대표는 당시 한나라당의 지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노골적으로 전파했던 것으로 밝혀져 한나라당이나 그쪽 관계자에게 돈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당시 명의를 대여해서 피해를 당했던 한 여성은 “당시 김 전 대표가 ‘이 돈은 대선 자금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우리가 밀고 있는 후보를 찍어라’고 했다”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굿머니는 대선 직전인 2002년 10월과 12월 두 차례의 금감원 감사 위기를 무사히 넘긴 것으로 밝혀져 이 과정에 상당한 로비가 들어간 흔적이 보인다. 실제 굿머니측에서 신 의원에게 12월 감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이 들어간 사실이 확인됐다.
예금보험공사의 애매모호한 태도 역시 의혹으로 남기는 마찬가지. 현재 김천상호신용금고 불법대출에 명의를 빌려준 대가로 큰 빚을 떠안게 된 3백32명의 피해 여성들은 아직 잠잠한 상태로 남아 있다. 예금보험공사에서 이들에게 채무변제를 독촉하는 채권추심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수사결과가 나온 뒤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굿머니의 전체 자금 규모에 대해서도 엇갈린 증언이 나오고 있다. 현재 검찰은 굿머니가 김천 금고로부터 불법대출 받은 5백41억원의 행방을 쫓고 있다. 하지만 굿머니의 자금 규모는 1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굿머니의 한 관계자는 “김천 금고의 불법 대출 외에도 사채시장에서 마구 끌어들인 돈이 5백억원에서 많게는 6백억원까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체 자금 규모는 1천억원을 넘는다”고 전했다.
현재 검찰은 5백41억원 가운데 현재 사용처가 규명된 것이 명의 대여자 사례비 및 회사 운영비, 빚 변제 등으로 사용된 4백억원이며 나머지 1백41억원은 용처가 불분명하다고 밝히고 있다. 만약 내부 관계자의 이 같은 증언이 사실이라면 불분명한 용처의 돈은 규모가 훨씬 늘어나는 셈이 된다.
사채를 끌어 쓴 것은 주변의 증언들을 통해서도 사실로 드러난다. 김 전 대표의 친형인 김아무개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동생 일로 인해 피해를 본 채권자들이 집으로 찾아와 가족들이 무척 고통을 당하고 있다. 심지어 연로하신 부모님께 해코지를 할까 염려스러워 강원도 모처로 피해서 모실 정도”라며 사채업들로부터 시달리고 있음을 전했다.
굿머니의 직원이었던 김진희씨 역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채업자 돈이 5백억원가량 물려있다고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보다 구체적인 얘기도 나왔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 채권자가 굿머니 회사 서류를 뒤지는 과정에서 남은 금액이 총 4백억원인데, 이 가운데 꼭 갚아야 할 것의 목록으로 2백억원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는 것. 이 관계자는 당시 그 목록에 자신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어 굿머니측에 거세게 항의했다는 것이다.
만약 이 서류대로라면 현재 갖가지 명목으로 지출한 굿머니의 돈은 6백억원 가량이 된다.
이에 대해 굿머니의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정말 돈을 방만하게 썼다. 자신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방편을 돈으로 해결했다. 항상 지갑에 수천만원씩 넣어가지고 다니며 자신의 개인 치장은 물론이고 호방한 돈 씀씀이로 주변의 환심을 샀다. 룸살롱 접대비가 수억원대에 이를 정도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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