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락 서비스의 새로운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한 온라인 채팅 사이트의 신종 풍속도를 들여다봤다.
현재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 채팅 사이트 수는 50여 개가 넘는다. 이러한 온라인 채팅 사이트는 1 대 1 및 대화방 채팅은 물론, 다자간 화상 채팅, 누드채팅, 폰팅 등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며 색다른 이성과의 만남을 원하는 신세대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처럼 회원 간의 접촉 방법이 다양화되고 때마침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온라인에서 윤락으로 돈을 벌려는 여성 회원들이 급증하고 있다. 유흥업소 여성뿐 아니라 일반 대학생 및 주부, 특히 10대 미성년자 회원들도 집단으로 뭉쳐 채팅 사이트 내 대화방이나 온라인 폰팅을 통해 남성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그러다보니 요즘 ‘원 나잇 스탠드’ 상대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실제 채팅 마니아 사이에서는 ‘대가 없는 원 나잇 스탠드는 사라진 지 오래’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서울 수유동에 사는 32세의 K씨. 그는 지난연말까지만 해도 채팅에서 만난 여성들과 거의 매일 밤 원 나잇 스탠드를 즐겼다. 그러나 올해는 회사일이 바쁜 관계로 몇 달 동안 채팅 사이트에 들어와 보지도 못했다. 그랬던 그가 우연히 짬을 내 S채팅 사이트에 입장한 것은 지난 3월 초.
자신의 아이디를 입력하고 채팅 사이트에 입장, 무심코 대화방에 입장한 그는 흠칫 놀랐다. 이전과는 달리 야한 제목의 대화방이 잘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 ‘엔조이’나 ‘파트너 찾아요’라는 방제목(이하 방제)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진지한 만남’이나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어요’ 등 누가 봐도 평범한 문구의 대화방들이 많았으며, 대부분 방제 뒤에는 <쪽지>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는 개의치 않고 늘 하던 대로 여성이 개설한 한 대화방에 입장, 대기중이던 여성의 프로필부터 확인했다. 나이는 22세, 대학생이었다. 프로필 사진도 마음에 들고 해서 그는 곧바로 여성 회원에게 쪽지를 보냈다.
<남>하이~ ^^??
<여>하이루?
<남>사진 예쁘네요. 미인이네요.
<여>남들은 실물이 더 예쁘데요. 호호.
<남>우리. 만날래요? 완전 내 스탈(스타일)인데.
<여>음. 생각 있으신 거죠? 2시간 20만원이에요. 저 만나실 의향 있으면 오늘 서울 모텔 아무 곳이나 들어가셔서 연락 주세요. 전화번호는 011-XXXX-XXXX이구요.
<남>예!?
순간 K씨는 다시 한 번 놀랐다. 쿨하게 만나서 자연스럽게 원 나잇 스탠드를 즐기려던 그에게 여성 회원이 대화를 나눈 지 1분도 안돼 윤락 흥정을 해온 것. 방제에 <쪽지>라는 표현이 붙인 이유는 혹시라도 사이트 내 패트롤이나 경찰이 감시할지도 모르니 1 대 1로 은밀하게 흥정하자는 것이었다.
K씨가 잠시 마음을 가다듬은 후 OK사인을 보내자 여성 회원은 꽤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을 화면에 띄웠다. ‘두 번 이상은 안해요. 식스 나인(69자세), 오럴섹스 해드리고요. 그리고 같이 샤워도 해드려요. 애널 섹스는 안되고 콘돔은 꼭 사용하셔야 돼요.’
K씨의 사례처럼 최근 여성 회원들의 제안은 노골적이다.
채팅을 하면서도 자신의 사진과 연락처 등 개인 정보도 무차별 공개하는 것은 물론, 각자의 독특한 서비스를 내세워 흥정에 불을 붙인다. 심지어 일부 10대 회원들은 아예 두세 명씩 뭉쳐 1 대 1이나 1 대 3, 2 대 3 등 그룹섹스를 거침없이 제안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무작정 돈만 주는 남성만을 만나지는 않는다. 채팅 사이트 내 개인 홈페이지에 등록된 사진이나 프로필 등으로 상대 남성의 외모와 직업을 철저하게 확인한 후 마음에 들어야만 만남을 제의하는 것이 어느새 불문율로 굳어졌다. 괜찮은 남성 회원들을 만나 폼도 내면서 한몫도 단단히 챙기려는 의도다.
윤락의 형태도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단순히 하룻밤 상대만을 찾는 것은 아니다. 목돈 마련을 위해 한 달 네 번 관계, 무조건 긴밤 1백만원, 3개월 성관계 무제한 2백만원 등 신종 패키지 윤락도 서슴지 않는다. 성행위 횟수나 시간에 따라 복잡한 옵션을 붙이는 독특한 회원들도 상당수다.
의대, 약대생이나 나레이터 모델 등을 사칭하며 프로필상 부유층으로 보이는 남성 회원들만을 노리는 전문 꽃뱀도 채팅 사이트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J씨(28)는 “채팅 사이트에서 A의대 3학년에 재학중이라는 여성 회원과 채팅을 한 후 당일 만나 모텔로 들어갔는데, 하룻밤 30만원의 화대를 요구했다”면서 “심지어 그 여성은 이번 학기 학비가 부족하다며 두 달간 나랑 사귀어 주는 조건으로 2백만원을 달라고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