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전남 영광에서 가난한 농사꾼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이씨는 광주상고 졸업 뒤 광주의 한 버스회사 경리 직원으로 취업해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얼마 뒤 역시 광주에 있는 한 신용협동조합으로 이직해 수년간 실물경제 경험을 쌓은 그는 퇴사 후 가스충전소와 택시회사, 건설회사 등을 차렸으나 하나같이 부도를 내고 말았다.
96년 서울로 진출한 그는 99년 부도 직전의 인터피온, KEP전자, 삼애인더스 등 부실기업을 잇따라 인수했다. 그해 12월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G&G그룹을 설립한 뒤 본격적인 ‘기업사냥’에 나서 1천억대 재산가로 부상했다. 회사 돈 횡령과 주가 조작이 ‘사업확장’의 비결이었다. 2000년 들어 금감원이 그 ‘꼬리’를 잡아 서울지검에 넘겼으나, 이씨는 번번이 약식기소나 입건유예 등 처분을 받아 법망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2001년 2월부터 ‘보물선 발굴’을 내세운 삼애인더스 주가조작 사건을 계기로 정·관계 비호 의혹 등이 확산되자 결국 대검 중수부가 칼을 빼들었다.
검찰은 그해 9월 특경가법상 횡령 및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씨를 구속한 데 이어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씨가 이씨로부터 6천여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자체 특별감찰본부를 구성했다. ‘이용호 게이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2002년 3월 특검 종료와 함께 다시 공을 넘겨받은 대검 중수부는 4개월간 김 대통령 차남 홍업씨와 측근 김성환씨 등의 금품수수 비리, 신승남 전 검찰총장과 김대웅 광주고검장의 수사기밀 유출 혐의 등을 밝혀냈다.
‘이용호 게이트’수사는 그장장 3백여 일 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법원에서 징역 5년6월형이 확정된 이씨는 현재 서울구치소에서 ‘재기’의 칼을 갈고 있다고 한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