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뉴욕지점에 근무했던 이 아무개 씨, 신 아무개 씨 등 2명은 최근 ‘직장 상사의 성추행 사건을 서울 본사에 알렸다가 도리어 해고를 당했다’며 우리은행에 총 350만달러(약 35억80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뉴욕법원에 제기했다.
이와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뉴욕지점에서 일했던 이 씨, 신 씨 등 2명이 최근 자신들이 ‘부당해고 됐다’며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뉴욕법원에 제기했다”고 19일 밝혔다.
자신들이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데 따른 부당해고라는 게 현재 이 씨와 신 씨의 주장이다. 반면 이들이 지목한 성추행 가해자 A 씨의 경우 1년 여동안 이렇다 할 처벌 없이 ‘대기발령’만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뉴욕지점에서 성추행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던 것일까.
서울 회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우리은행 측은 ‘성추행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선 인정했다.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A 씨는 2012년 9월, 같은 지점 내 여직원 2명에게 강제로 키스하는 등 신체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씨와 신 씨는 A 씨가 2012년 9월, 11월에 진행된 2차례의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뿐만 아니라 남직원들에게까지 성적인 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A 씨가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들에게 강제로 키스하거나 엉덩이와 허벅지를 더듬었으며, 남직원의 성기를 만지고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행위를 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문제의 성추행 사건 직후 이 씨와 신 씨는 뉴욕지점 책임자에게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담당자가 사건을 덮으려 했고, 결국 서울 본사에 직접 사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에 우리은행 본사는 지난해 3월 감사를 진행하고 A 씨를 서울로 조기 소환했다.
그런데 A 씨에 대한 불미스러운 일을 본사에 알린 직 후 이 씨와 신 씨에게 억울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거리를 주지 않거나 전문성과 관계없는 부서에 배치하는 등 뉴욕지점 책임자의 보복에 시달려야 했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현재 이 씨와 신 씨는 지난 달 해고된 상태다.
반면 A 씨는 소환된 지 1년이 넘은 5월 현재까지 조사를 핑계로 대기발령 외에 아무런 조치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주재원은 본사 소환 후 대기발령 상태”라며 “현재 공식적인 업무가 없는 상황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징계가 너무 늦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앞서의 우리은행 관계자는 “법원에서 판결이 난 후에 은행 내부적으로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당 직원의 징계 수준을 결정한다”며 “뉴욕법원으로 소송이 제기됐기 때문에 그 지역 법률에 따라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경제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