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무에서 군생활과 운동을 계속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 성공한 축구선수 이동국 | ||
그렇다면 프로축구가 프로야구와는 달리 병역비리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가 뭘까. 그 내용을 살펴본다.
프로축구도 지난 90년대 초·중반 몇 차례 ‘병풍’의 된서리를 맞았다. 드러난 것은 없지만 프로야구와 마찬가지로 프로축구판에서도 암암리에 군 면제를 받기 위한 비리가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프로축구는 2000년대에 들어서며 한·일월드컵을 전후해 병역비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프로선수들의 병역 기피 유혹을 합리적으로 풀기 위해 군복무중에도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었다.
기존의 군팀인 상무와 경찰청을 프로축구리그에 포함시켰고, 국방부의 협조를 얻어 팀 보유 선수 한도를 크게 늘렸다. 이에 따라 상무는 지난해부터 광주를 연고지로 해 K-리그에 참가하게 됐고, 경찰청은 2군 리그와 K2-리그에 출전하고 있다.
2001년 겨울 상무는 팀 보유 선수를 44명까지 확대해 매년 10명 정도의 프로축구 선수를 영입하고 있다. 또 프로축구연맹은 경찰청에 매년 4억원정도의 자금을 지원해 우선적으로 상무를 가지 못하는 프로선수의 군 문제를 돕고 있다.
▲ 조재진 | ||
그 일례로 지난 90년대 후반 최고의 인기스타였던 이동국(광주 상무)은 2002년 한국월드컵대표 탈락과 부산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놓치며 병역 특혜를 받지 못한 채 2003년 1월 쓸쓸히 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1년9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이동국은 군복무와 함께 K-리그에 참가하고 있고 실력을 인정받아 국가대표로도 뛰고 있다.
아테네올림픽을 통해 이름을 알린 조재진(일본 시미즈)도 수원 삼성 시절 상무에 입단해 스타 반열에 올랐고 일본 J-리그에 진출,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군대 갔다 오면 끝’이라고 느끼는 것과 판이하게 달라진 게 프로축구의 요즘 현실이다. 상무와 경찰청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경우 선수들은 군 제대 이후 바로 소속팀으로 복귀해서 프로선수 생활을 유지하게 된다. 각 프로구단은 선수들이 상무나 경찰청에서 군복무할 경우 구단과 맺은 계약 기간을 일시중단으로 처리해놓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웬만큼 실력 있는 선수들이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군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없게 됐고, 자연스럽게 병역비리 브로커들도 프로축구판을 멀리하게 된 것이다.
그럼 상무나 경찰청에 가지 못하는 프로선수들은 어떻게 될까. 평균적으로 1년에 두 차례 있는 테스트에서 떨어지는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각 구단의 계약 종료 시점과 함께 프로선수 생활을 접고 있다.
노주환 스포츠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