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마케팅 방법 중에서 가장 평범한 것이 이른바 이벤트를 통한 호객행위다. 서울 강남의 A룸살롱은 ‘T팬티 데이’를 마련해 특정 요일에는 아가씨들이 모두 일반 팬티가 아닌 T팬티를 입게 한다. 짧은 치마 사이로 슬쩍 슬쩍 T팬티를 보이면서 손님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T팬티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전략적’으로 이른바 ‘추억의 말뚝박기’ 게임까지 한다. 옛 향수를 달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놀이를 하기 위해서는 허리를 숙여야 하기 때문에 아가씨들의 엉덩이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기도 한다.
강남의 또 다른 B룸살롱에서는 얼마 전 ‘나가요 부위별 몸짱 선발대회’를 열었다. 배, 엉덩이, 다리 등 부위별로 가장 예쁜 아가씨들을 가장 많이 맞춘 사람에게는 무료로 양주를 제공한다. 이 업소는 이 대회를 통해서 꽤 많은 손님들을 끌어모으면서 성공적인 마케팅(?)을 했다는 주위의 평을 듣고 있다.
아예 업소의 스타일 자체를 바꾸면서 손님들을 끌어모으는 경우도 있다. 북창동에 위치한 C업소의 경우 ‘일본식 이미지 클럽’으로 업소 스타일을 완전히 바꿨다. 평범한 원피스를 입는 것이 아니라 간호사, 스튜어디스, 학생 등의 유니폼을 입고 손님들을 맞이한다. 이러한 이미지 변신의 경우 그간 일부 안마방 등에서는 종종 있어왔지만 룸살롱에서 본격적으로 도입을 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또한 이 업소에선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면 질펀함이 흘러넘치는 이른바 ‘북창동 모드’로 변신해 갖가지 화려한 쇼와 댄스 퍼레이드가 이어진다. 각각의 의상 캐릭터에 맞게 ‘간호사 댄스’, ‘스튜어디스 댄스’를 개발해 애교 넘치는 춤을 선보이기도 한다.
웰빙시대를 맞아 안주를 차별화하는 곳도 있다. 강남 D업소의 경우 경남 통영의 특산물로 알려진 이른바 ‘생생치’를 직접 구매해 안주로 서비스한다.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생생치는 전혀 비린내가 나지 않을 뿐더러 풍부한 영양까지 함유하고 있어 ‘웰빙 안주’로 각광받고 있다. 수작업에 의한 생산품이기 때문에 대량으로 판매되지 않아 귀한 손님에게만 접대하는 특별한 안주로 이름이 나 있기도 하다.
인터넷을 이용한 ‘고객밀착 관리’에 들어가는 업소들도 상당수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을 통해서 고객들을 관리하는 것. 업계에서는 이를 ‘인터넷 구좌’라고 부른다.
업소들은 홈피를 통해서 고객들에게 다양한 이벤트 소식을 전하는 것은 물론 ‘나가요 아가씨’들의 이력을 소개하기도 한다. 손님들은 업소에 가기 전에 미리 아가씨들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가기 때문에 아가씨의 선택을 의미하는 ‘초이스’를 할 때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홍보를 할 경우 한 가지 단점이 있다고. 일부 손님들은 술을 다 먹은 후에 ‘술값을 안 깎아주면 인터넷에 서비스가 엉망이란 글을 올리겠다’는 협박을 하기도 한다는 것.
불황 극복을 위해 엄청난 ‘물량 공세’와 철저한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된 영업을 하는 곳도 있다. E룸살롱의 경우 무려 1백50여 명의 아가씨를 확보해 손님들에게 물량 공세를 펴고 있다. ‘고객이 OK할 때까지’ 무한정 아가씨들을 보여주면서 선택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여기에 철저한 서비스 교육을 통해 처음 온 손님에게도 단골집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준다고.
E룸살롱의 영업상무 김아무개씨는 “아가씨들의 몸매와 외모뿐만 아니라 얼마나 훌륭한 접대매너를 갖췄느냐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손님 유치 요건 중 하나”라며 “매일 매일 철저하게 정신교육을 하고 손님들로부터 불만을 살 경우에는 엄격하게 페널티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암흑기’에 접어든 룸살롱 업계. 업주들이 시도하는 다양한 마케팅 방법이 과연 뭇 남성들의 ‘얼어붙은 지갑’을 열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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