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우석 박사(왼쪽), 노성일 이사장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지난 5월 <사이언스>에 발표됐던 논문을 그 스스로 철회 요청할 수밖에 없을 만큼 상당부분 오류가 발견됐음에도 거기에 대해서는 과학자로서 제대로 된 고백과 사죄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인위적’으로 흠집내려는 어떤 거대한 세력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음모론’을 피력했다. 급기야는 거기에 검찰 수사를 언급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역시 눈물로 동정을 구한 채 원색적인 용어를 구사해가며 황 교수를 비난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는 ‘비수를 꽂았다’는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황 교수의 기자회견에 대해 “내가 예상하고 있던 시나리오대로 결국 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 이사장이 언급한 시나리오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가 한 말들을 유추해 보면 결국 황 교수가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기 위해 그 희생양으로 다른 동료를 죽이려 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과연 사실일까. 그의 말대로라면 황 교수는 앞으로 도저히 치유할 수 없는 도덕성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반면 황 교수가 언급하는 음모론은 또 무엇일까. 그는 직접적인 표현은 자제했지만 자신의 연구 성과에 대해 상반된 입장에 있거나 또는 불만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음해 가능성을 강도 높게 제시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노 이사장과 김선종 연구원이 있을 것이라는 강력한 시사를 던지기도 했다. 그의 예상이 어느 정도 맞는다면 황 교수는 논문 제출 과정에서의 다소 허위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면책을 받고 다시 국민들의 성원과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때 동지적 관계였던 두 과학자의 상반된 ‘음모론’. 이에 대해 국민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두 사람의 주장이 모두 틀렸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각각이 주장하고 있는 음모와 시나리오는 너무도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전혀 과학자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두 사람의 진흙탕 싸움을 모두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른바 ‘제3의 의혹’이 젊은 과학도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소위 ‘국민 기만론’이 그것.
<일요신문>은 이 세가지 음모론의 실체를 집중 추적해 봤다.
1 | 황우석쪽의 음모론 |
황 교수는 한마디로 “줄기세포가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논문의 과학적 오류, 허점을 보인 것에 대해선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줄기세포 논문 사태의 중심에는 자신도 모르는 음모가 존재한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편 것이다.
황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MBC
단순히 불명확한 의구심 제기 수준은 아니다. 실제 황 교수는 “서울대 실험실과 미즈메디병원 실험실 양쪽에 출입 가능한 사람이 서울대가 보관하고 있던 맞춤 줄기세포를 미즈메디병원 줄기세포로 바꿀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줄기세포를 바꿀 수 있는 특정 연구원을 우회적으로 암시하기까지 했다. 사실상 황 교수 논문 작업에 참여하며 서울대와 병원을 오갔던 김선종 연구원을 지목한 셈이었다.
게다가 “1계대에서 환자 맞춤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줄기세포로 뒤바뀐 것”이라며 시간적 타이밍도 분명히 못을 박았다. 이미 내부적으로 자세한 사태 파악을 끝내고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사법 당국의 조속한 수사까지 요청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현재 분위기상으로는 “김 연구원이 서울대 연구실에 들어갈 때도 서울대 연구원과 동행했으며, 황 교수 영향력 하에 미즈메디 실험실에 보관된 2, 3번 줄기세포 시료 50개 중 49개를 서울대로 임의로 옮긴 사례가 있다”는 노 이사장의 반론이 이어지고, 여기에 황 교수 스스로 논문 취소와 실수 등을 인정한 여파 때문에 ‘줄기세포가 바뀌었다’는 주장에는 그다지 무게가 실리지 않고 있다.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은 “이미 예상했던 시나리오”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황 교수 나름대로 상당한 근거가 있지 않으면 제기하기 힘든 음모론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황 교수의 주장, 즉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하는 방법으로 누군가 자신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황 교수 나름대로의 분석과 진단이 전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일부 과학도들 사이에서는 황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스토리와 단서가 그럴싸하게 나돌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진 노 이사장과 황 교수, 여기에 황 교수와 김 연구원 사이의 복잡한 역학 관계와 주변 상황을 잘 아는 중견 과학도들에게서도 황 교수 주장이 일부 사실일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일단 현재로서는 황 교수가 언급한 시나리오의 진원지로 미즈메디병원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특히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참여해 온 미즈메디병원이 배아줄기세포 연구와는 다른 길을 걷는 성체줄기세포 연구 및 제대혈 업체인 메디포스트와 공동으로 줄기세포 연구 및 치료 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을 두고 의구심의 눈초리가 짙다(11면 기사 참조).
미즈메디병원이 그간 황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해온 메디포스트와 묘한 시점에서 동업을 선언하고 나선 점이 황 교수가 노 이사장과 김 연구원을 겨냥, ‘음모론’을 주장하게 된 배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 않겠냐는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메디포스트와 줄기세포 연구·치료센터 공동 설립 추진 발표 이튿날인 12월15일 황 교수를 방문한 뒤 공식적인 인터뷰를 통해 “줄기세포가 없다”고 충격 발언을 던지면서 황 교수 문제를 거론한 MBC를 기자회견 자리에서 적극 옹호한 점도 의혹의 한 부분이다.
이와는 별개로, 애초 배양을 담당했던 김 연구원이 개인적인 욕심이 화를 몰고 왔다는 설도 한쪽에서는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실제 한 유력 과학기술 사이트인 사이엔지(www.scieng.net)에 한 과학도가 쓴 것으로 보이는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네티즌은 김 연구원이 사진을 조작함으로써 황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 논란을 불렀으며 결국 김 연구원의 미국 담당교수에 의해 이 문제가 탄로 나면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 네티즌은 이어 황 교수가 이를 알고도 논문에 대한 수정을 하지 않고 밀어붙이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 네티즌 역시 미즈메디병원이 황 교수 음모론의 시발점일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줄기세포 배양 책임이 있어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 미즈메디병원이 줄기세포 공동 연구 사업을 추진하던 메디스포트 연구소의 중책을 맡기는 조건으로 김 연구원에게 황 교수를 물고 늘어지라고 요청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어떤 증거나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 네티즌은 미즈메디병원의 연구원을 인용하며 “황 교수 외에도 두 명의 교수가 이를 알고 있으며 이들이 미즈메디 쪽을 계속 추궁하면 모든 게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 황 교수가 주장하는 ‘음모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 | 노성일쪽의 시나리오론 |
노성일 이사장이 황우석 교수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반박 회견 형식을 취하면서 언급한 가장 주된 내용은 “황 교수가 궁지에 몰리자 이를 면피하기 위해 3년간 피땀 흘린 동료 연구원을 미즈메디병원 연구원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황 교수도 머리가 대단히 좋은 분이지만 나 노성일도 머리가 좋다”며 자신이 이미 황 교수의 시나리오를 다 간파하고 있음을 자신했다. 그가 밝히는 황 교수 시나리오의 핵심은 ‘피할 수 없는 결정적 오류가 드러난 논문 자료에 대해서 누군가 책임질 만한 희생양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노 이사장은 그 희생양 후보로 세 사람을 꼽았다. 김선종 연구원과 강성근 교수, 그리고 자신을 지칭하는 듯한 ‘플러스 알파’였다. 그는 그 가운데 미즈메디병원측인 김 연구원을 결국 희생양으로 삼기로 한 것 같다는 취지의 내용을 밝혔다.
그렇다면 황 교수는 왜 이런 극단적인 희생양 만들기가 필요했던 것일까. 노 이사장의 주장에 따르면 줄기세포 11개 전부가 가짜이거나, 최소한 2번과 3번을 제외한 나머지 9개는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맨 나중에 추가로 만들었다는 세 개는 아예 존재조차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노 이사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황 교수는 그야말로 국제적인 사기꾼이 된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11개의 줄기세포는 분명히 존재했고 미즈메디 셀로 밝혀진 것 외에 보관중인 5개는 곧 열흘 안에 검증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상반된 주장을 내놓았다. 그의 말대로라면 그 5개 줄기세포의 검증을 통해 두 사람의 상반된 주장 가운데 어느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과학계의 반응은 이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다. 한 관계자는 “황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부분 즉 ‘자체 검증 결과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 것과 일치했다. 누군가가 바꿔치기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리고 현재 그 의심은 고스란히 미즈메디병원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만약 현재 남겨진 5개의 줄기세포 역시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황 교수는 나머지 5개도 누군가 모두 바꿔치기했다고 주장할 것 아닌가”라고 의심하고 있다. 그는 “혹시 만에 하나 그 5개의 줄기세포 가운데 전부 혹은 일부가 일치한다 하더라도 그 자체가 황 교수의 논문 조작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줄기세포가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 노 이사장의 의심의 근거는 이렇다. 그는 “통상적으로 하나의 세포를 만들어서 검증까지 하는데 최소한 5~6개월은 걸린다고 봤을 때 그 작업을 2~3개월 내에 모두 끝냈다는 사실은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MBC의
노 이사장이 제기하는 ‘시나리오’는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즉 황 교수는 사실상 2번과 3번 등 두 개의 줄기세포로 마치 11개를 실험한 것인 양 허위로 조작한 원천적 잘못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이
황 교수 스스로가 마치 자신의 연구 성과를 흠집 내기 위해 어느 불순한 세력이 고의로 그런 것처럼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는 것. 즉 누군가가 2개의 줄기세포를 가지고 이를 부풀려서 허위로 조작된 사진을 만들어 <사이언스>에 발표했고 11개의 줄기세포 존재 자체를 훼손시키기 위해 누군가가 몰래 연구실에 들어와 5개의 줄기세포를 미즈메디병원 것과 바꿔치기했다는 음모론을 작성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원래 존재하지도 않았던 나머지 9개의 줄기세포에 대한 의심에서 그나마 벗어날 수 있고 또한 2개의 줄기세포 사진을 11개로 부풀린 것은 결코 자신의 지시가 아니라 논문 제출자측에서 임의로 그렇게 했다는 쪽으로 몰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렇게 된다면 황 교수는 자신의 과오를 상당부분 덮을 수 있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노 이사장이 황 교수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에 “역시 내가 예상한 시나리오가 맞아가고 있다”고 한 것은 황 교수의 이에 대한 언급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황 교수는 11개의 줄기세포 사진으로 부풀려진 것에 대해 “내가 많은 양의 사진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적은 있어도 11개로 부풀리라고 한 적은 결코 없다”면서 “아마도 그가 잘못 알아듣고 잘못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고 책임을 김 연구원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사이언스> 논문 제출 자료의 결정적 증거가 될 11개의 줄기세포에 대해서 “자체 검증 결과 일부가 미즈메디병원 것과 바꿔치기 됐음이 확인됐다”며 그 결정적 증거 자료가 도둑맞았음을 밝히고 있는 것. 그리고 그 바꿔치기한 장본인으로 미즈메디 병원을 제시한 것이다. 노 이사장은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아야만 자신의 잘못을 그나마 은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더 이상 과학자도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지난 6일 오전 서울대학교 수의대 복도에 황우석 교수의 팬들이 진달래꽃을 황 교수 집무실 앞까지 놓고 있다. | ||
3 | 제3의 음모 국민기만론 |
최근 과학전문 사이트 등 인터넷을 통해 강력하게 부각되고 있는 제3의 의혹이다. 즉 황우석 교수도 노성일 이사장도 모두 원칙적으로 거짓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실상을 정확히 밝히지 않은 채 모두 자신이 유리한 대로 현란한 말장난을 하며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 주장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것은 줄기세포의 성격을 정확히 아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이를 전공한 전문가들이 아니면 쉽게 알기 어려운 전문 지식이어서 국민들로 하여금 혼돈을 일으키게 한다는 말이다. 대개 한 개의 줄기세포가 수립되기 위해서는 난자를 공급받은 이후 핵치환, 분열, 줄기세포 추출, 계대배양, 테라토마 테스트 등의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것만으로도 사실상 줄기세포를 얻었다고 할 수도 있고 계대배양과 테라토마 테스트 등의 단계를 거친 이후에 실험에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이를 일반 국민들은 잘 알기 어렵고 설명해도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이 의혹은 우선 황 교수가 주장하는 내용이 원칙론적으로는 거짓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전제에서 나온다. 과학전문 사이트의 한 네티즌은 “황 교수가 주장하는 것처럼 줄기세포 배양 기술도 있고 또 줄기세포 수립에 성공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줄기세포와 일반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줄기세포의 의미가 아예 다를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일반국민들은 흔히 줄기세포 수립이 성공되면 그 자체로 모든 것이 완성되고 곧바로 난치병 치료 등의 연구에 곧바로 이용되는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추출과 계대배양과 테스트 등의 수많은 단계를 거치며 세포가 오염되거나 훼손될 수도 있고 파괴될 수도 있다는 것. 즉 황 교수는 줄기세포 11개를 수립했다고 본인이 분명히 밝히는 것처럼 실제 어느 단계의 선까지는 성공했으나 그 이후 과정에서 실패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황 교수가 주장하는 “줄기세포 자체가 없다는 노 이사장의 말은 전혀 터무니없다”는 주장이 성립하는 셈이다.
반면 “줄기세포는 없다고 한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노 이사장은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는 살아있는 세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줄기세포는 사실상 없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자체도 역시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즉 두 전문가들이 각자의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채 본질은 제쳐두고 서로 헐뜯기와 책임전가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해석하기 나름에 따라 두 사람의 주장이 모두 옳을 수도 있다는 이런 의혹은 국민들을 다시 한번 답답함과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일각에서 이 싸움은 단박에 판가름 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길고 지루한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란 말은 그래서 나온다.
황 교수가 계속해서 “기술은 확실히 있다.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주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 이번 파문을 바라보는 한 관계자는 “황 교수 팀에 기술 자체가 없다거나 줄기세포 자체가 모두 조작된 것처럼 일방적으로 단정 짓기는 힘들 수도 있다. 아마 황 교수는 지금도 확신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자기 확신에 빠진 황 교수의 입장에서는 기자회견 또한 절대 거짓말이 아니라고 스스로 믿고 있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의 확신이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도 같이 확신이 들어야 하는 것인데 그것이 현재 의심받고 있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과학자 개인의 확신에 대해서 그 자체를 모두 조작이고 거짓이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노 이사장 역시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절차 과정에서 명백한 일부 거짓이 드러난 황 교수 논문의 문제점만 갖고 황 교수를 믿기 어려운 존재로 확신했을 수도 있다. 마치 연구 자체를 전부 부정하는 것처럼 말이다. 진정한 진실은 황 교수가 분명 논문 제작에 큰 잘못을 저질렀고 거기에 노 이사장도 공동저자의 한 사람으로 피할 수 없는 일부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서로 잘못을 한쪽에만 일방적으로 떠넘기려하는 쓸데없는 싸움이 오히려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
유재영 기자 elegan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