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판사 한성수)은 다음, 미스터피자 등의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해 회원 개인정보를 빼낸 뒤 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받아낸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공갈) 등으로 기소된 신 아무개 씨(40)에게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신 씨는 지난 2007년 9월 필리핀의 한 PC방에서 포털사이트 다음의 고객센터 서버에 침입해 회원 2만 9000여 명의 개인정보를 해킹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물론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신분증 사본 스캔 파일까지 빼냈다.
신 씨는 다음 측에 “15만 달러를 주지 않으면 해킹으로 빼낸 개인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해 2007년 10월 5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그러나 신씨는 다음으로부터 돈을 받고도 회원 개인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겼다. 신 씨가 박 아무개 씨에게 100만 원을 받고 넘긴 개인정보는 다음에서 빼낸 개인정보 2만9000여 건을 포함해 인터넷 사이트 10곳의 회원정보 10만 8000여 건에 이른다.
이어 신씨는 지난 2008년 5월 미스터피자 웹서버에 접속해 고객 정보를 빼낸 뒤 “3000만 원을 주지 않으면 인터넷에 고객정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임원진에게 세 차례에 걸쳐 700만 원을 받아냈다.
재판부는 “신 씨가 전문 해커로 활동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인터넷 사이트에 무차별적으로 침입해 수많은 개인정보를 취득한 뒤, 이를 영리목적으로 타인에게 누설하기까지 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특히 이로 인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끼쳤을 뿐 아니라, 정보통신망 보안안전성에 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저해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신 씨가 이전에도 비슷한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았으면서도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업체를 협박해 받아낸 금액이 비교적 소액이고, 일부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인터넷을 보며 독학으로 해킹 기술을 익힌 신 씨는 지난 2011년 현대캐피탈 서버에 침입, 고객 175만여 명의 정보를 빼낸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