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드라마 <토지>의 한 장면. | ||
그런데 대한제국 말엽과 일제강점기에도 폭력상해사건은 가장 빈번한 범죄였던 것 같다. 이번에 발간된 판결록에는 대한제국 시절 제정된 ‘형법대전’ 내용 가운데 상해폭력 관련 처벌 조항(제511조)이 기록돼 있는데 그 내용이 매우 엄중하고 구체적이다. ‘신체발부 수지부모’라는 유교권의 뿌리 깊은 전통이 형법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싸우다가 사람을 구타한 자는 다음과 같이 처단한다.
1. 손발로 사람을 때려 상해에 이르지 아니한 때에는 태(대쪽으로 만든 매) 30, 상해에 이른 때에는 태 50.
2. 철, 돌 또는 몽둥이 등으로 사람을 때려 상해에 이르지 아니한 때에는 태 50, 상해에 이른 때에는 태 60.
3. 더러운 물건으로 사람의 머리를 더럽힌 자는 태 100, 입·코 안에 부어넣은 자는 징역 1개월.
4. 끓는 물과 뜨거운 불 또는 동철의 쇳물로 사람을 상해한 자는 징역 1개월.
5. 칼 또는 포환으로 사람을 상해한 자는 징역 2년.
6. 머리카락을 사방 한 치 이상 빠지게 한 자는 태 70, 귀·눈으로부터 출혈시키거나 내상을 입혀 토혈시킨 자는 징역 2개월.
7. 치아 한 개 또는 손·발가락 하나를 부러뜨리거나 귀·코 또는 뼈를 파손한 자는 징역 5개월.
8. 한 쪽 눈을 희미하게 하거나, 치아 두 개 혹은 손·발가락 2개 이상을 부러뜨리거나 또는 머리카락을 뽑은 자는 징역 1년.
9. 늑골을 부러뜨리거나, 두 눈을 멀게 하거나 또는 귀·코를 잘라지게 한 자는 징역 7년.
10. 팔·다리를 골절시키거나 한쪽 눈을 훼손하여 멀게 한 자는 징역 10년.
11. 두 팔·다리를 골절시키거나 두 눈을 훼손하여 멀게 한 자 도는 신체의 두 곳 이상을 손상시키거나 혀를 절단한 자 또는 남자의 성기나 부녀의 성기를 훼손하거나 이로 인하여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자는 징역 종신.’
이 엄격한 처벌 조항들을 요즘의 범죄에 적용한다면 과연 상해폭력사건이 줄어들게 될까.
이윤구 기자 trus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