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장관을 둘러싼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눈길이 가는 또 한 명의 사람은 지난 1991년부터 2000년까지 박 전 장관의 비서로 일했던 K 씨다. 그가 직접 박 전 장관의 차명계좌 관리를 맡았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 박 전 장관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봤던 인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K 씨는 지난 7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까지 (언론에) 나온 박 전 장관의 비자금에 관한 내용이 상당 부분 사실인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전 장관의 자금 조성 방법이나 전체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K 씨가 정작 문제 삼은 것은 자신과 박 전 장관이 얽혀 있는 이른바 ‘마포 오피스텔 사건’이었다. 지난 2001년 K 씨는 박 전 장관으로부터 횡령과 절도 혐의로 고소를 당해 기소된 뒤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2심에선 보석으로 풀려난 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사건의 주 무대가 바로 서울 마포의 한 오피스텔이었던 것.
K 씨는 당시 박 전 장관이 자신을 고소한 이유에 대해 “박 전 장관의 비자금과 사생활이 담긴 비망록과 통장 때문”이라고 밝혔다(하지만 박 전 장관 측은 이 비망록에 대해 사생활이 담긴 것이 아니라 박 전 장관이 청와대 비서관과 장관, 국회의원 등을 지냈던 20여 년 동안의 일을 일기 식으로 기록한 것이라고 밝혔다).
K 씨는 “당시 오피스텔 집기를 옮기는 과정에서 내 친구가 10권 정도의 비망록과 여러 개의 통장을 발견하고 가지고 갔다. 내가 설득해서 나중에 박 전 장관에게 비망록 등을 돌려주었고 그 뒤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K 씨는 마포 오피스텔의 소유권을 두고도 박 전 장관과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K 씨는 “박 전 장관이 당시만 해도 법조계에 영향력이 있을 때라 억울한 부분이 있었고 초범인 데도 5개월이나 실형을 살아야 했다”며 “이제 상황이 바뀐 만큼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명예를 회복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K 씨는 통화 도중 박 전 장관에 대해 “존경하지는 않지만 미워하지도 않는다”는 미묘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
류인홍 기자 ledh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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