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안았지만 성폭행 없었다”
담당검사는 피해여성들이 검찰에 고소한 부분에 대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집중적으로 신문했다. 정 씨는 조사과정에서 피해여성들의 주장과 상이한 진술을 했으며 특히 ‘성폭행’과 ‘음부접촉’ 등 노골적인 성행각과 관련된 혐의에 대해서는 단호히 부인했다. 조사에서 나온 몇 가지 내용들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노골적인 성표현이 있는 부분들은 모두 생략했다.
우선 “욕실에 들어간 사실은 있나”라는 질문에 정 씨는 “없다. 단 여자들은 질병에 걸리기 쉬우니 밑물을 자주 하라고 말한 사실은 있다”고 답했다. 호스를 은밀한 부위에 집어넣거나 자궁에 암이나 물혹이 있는지 검사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침대에 눕힌 후 신체를 더듬고 강제추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정 씨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뒤 “질병 얘기나 질세척 얘기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정 씨는 또 두 여성을 상대로 강간 및 음란행위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방에서 양쪽에 팔베개를 해주고 껴안아준 것은 사실이지만 성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2006년 4월 ○일 목욕탕에서 여자 3명과 있었던 것은 사실인가”라는 신문에 정 씨는 “4명과 있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조서에 따르면 “(함께 있었던 여성들 중) 2명이 씻지 못한 상태에서 3일 동안 있다가 늦게 왔길래 내가 사용하는 목욕탕으로 내려가서 씻으라고 했는데 내려가보니 대충 씻고 있어서 ‘내 목욕탕을 처음으로 너네들에게 내줬는데 왜 대충 씻고 있느냐’며 나무란 것”이라는 것이 정 씨의 답변이었다. “○○(피해여성)를 어떻게 나무랐나”라는 질문에 정 씨는 “샤워기 호스 분무기 부분을 빼버리고 ○○에게 물을 뿌리면서 ‘좀 깨끗이 씻으라’고 말하고 ‘여자는 밑을 깨끗이 해야하니 잘 닦으라’고 말하면서 등에 비누칠까지 해주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정 씨는 조사를 받는 동안 성폭행 부분에 대해서는 내내 부인했던 것으로 조서에 적혀있다. 조서에 따르면 성기 삽입과 기타 음란한 성행위에 대한 질문에 정 씨는 “다 한 번씩 안아주면서 ‘느꼈느냐’라고 말한 사실은 있는데 실제로 성기를 삽입해서 성행위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여성들이 전라상태였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 씨는 “다 벗고 있던 상태에서 수건으로 아래만 조금 가리고 있었으나 거의 벗은 상태는 맞다”며 “전라상태로 안아준 것은 사실이나 성폭행이나 성기 삽입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씨는 “피의자가 여러 신도들과 한 위와 같은 행위는 교리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예. 잘못된 거지요”라고 답했다. 또 “피의자가 인정하는 부분만으로도 성행위라 볼 수 있지 않나”는 질문에는 “이성적인 사랑이 개재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행위라고 보지 않지만 본인이 순간 잘못했다는 생각은 했다”라고 답했다.
조사과정에서 여신도들과 교리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일이 있었음을 부분적으로 인정한 정 씨는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줄곧 부인했고 특히 피해자가 강제적인 성행위로 인해 정신적·육체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증거로 제출한 진료소견서 등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정 씨는 1, 2차 조사에서 시인한 일부 내용들에 대해서도 3차 조사에서는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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