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 방식’ 솔루션은 정부가 4년여 전부터 3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개발했다. 원래 사용되던 DNS 차단 방식에 비해 상당한 기술을 요하는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을 제외하고 북미지역과 홍콩 등이 이 URL 차단 방식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URL 차단 방식의 구동원리는 국내 8개 ISP 업체를 사용하는 인터넷 이용자가 기존에 유해사이트로 지정된 사이트에 접속할 경우, 이 사이트의 URL(www.xxx.com 형태)을 체크해 접속을 막는 것이다. URL 자체를 인식하기 때문에 DNS 서버를 우회한다고 하더라도 효과적인 차단이 이뤄진다. 또한 해당 URL의 하위 URL까지 모두 차단하기 때문에 주소를 완전히 변경하지 않는 한 접속은 차단된다.
정부는 이러한 URL 차단 방식이 그동안 문제가 됐던 도박 및 성인 사이트와 불법 판매 사이트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추진하고 있는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 김영문 서기관은 “해당 유해 사이트가 IP주소 및 도메인 이름을 통째로 바꾸지 않는 이상 원천적으로 차단이 가능하다”며 이번 URL 차단 방식 도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내 대표적인 ISP 업체인 SK브로드밴드 정보전략팀 김정환 과장 역시 기존에 ‘DNS프리’ ‘플락시’ ‘어노니마이저’ 등의 프로그램을 유저들이 사용하더라도 모두 100%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URL 차단 방식’을 전격적으로 도입하게 된 이유는 기존에 DNS 차단 방식으로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한국어로 서비스하는 사이트들을 차단하는 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
특히 실제 현금이 오가는 도박 사이트의 경우 ‘바다이야기’가 된서리를 맞은 이후 급속히 팽창해 현재 상당한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어 규제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들은 대부분 서버를 중국이나 제3국에 두고 서비스를 하고 있어 제재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조치가 ISP 업체의 협조를 구해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인데, 사용자들은 각종 프로그램으로 이러한 조치를 비웃듯이 우회접속해왔다.
도박 사이트 이외에 ‘소라넷’이나 ‘오마담’과 같은 성인 사이트 역시 URL 차단 방식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더 이상 접속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DNS 차단 방식 때 사용된 유해사이트 리스트가 그대로 URL 차단 솔루션에 이관되기 때문이다.
보안업체 잉카인터넷의 한 관계자는 기존 도박 사이트의 경우 보통 페이지가 많지 않아 주소를 바꾸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지만 이를 옮길 때마다 이용자들에게 공지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URL 차단 방식이 매우 큰 효과를 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SK 브로드밴드 김정환 과장은 그동안 해왔던 방식으로 유해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엔 100% 차단할 수 있다고 일단 전제한 뒤, 만약 유해 도박사이트에서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사용해 사용자와 암호화 방식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면 이를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미의 몇몇 도박사이트의 경우에는 사용자들이 USB 메모리에 전용 프로그램을 담아 접속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URL 차단 방식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보 공유라는 인터넷 정신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 김영문 서기관은 “물론 개인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이들 유해사이트의 경우 국내법에 심각하게 저촉되는 곳이 대부분인 만큼 국민 보호 차원에서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