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타워호텔은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호텔을 리모델링해 6성급 회원제 리조트 호텔인 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로 거듭나고 있는 것.
반얀트리 클럽&스파는 세계 최고의 럭셔리 리조트호텔 체인으로 유명한 곳. 세계 32개국에서 21개의 리조트와 호텔, 58개의 스파 등을 운영 중이다. 반얀트리가 국내에 입성하면서 국내 최초의 고급 회원제 리조트 호텔이 탄생한 셈이다. 반얀트리는 지난 10년 동안 한국 진출을 모색해오다 타워호텔이 매물로 나오자 투자자들을 끌어 들여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가 고 김수근 씨의 설계로 1969년에 개관한 타워호텔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18개의 객실은 50여 개로 대폭 줄어든다. 럭셔리 호텔로 탈바꿈하기 위한 조치다. 또 실내수영장, 골프연습장, 고급 대리석으로 마감된 프라이빗 풀 빌라, 헬스클럽, 키즈 클럽 등이 들어선다. 골프연습장은 세계 유명 골프 매니지먼트사인 트룬 골프가 맡을 예정이다.
반얀트리서울 측은 “최상류층 명사들의 사교장을 만들겠다”며 “정치나 비즈니스보다는 문화·예술 측면에서의 교류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최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호텔인 만큼 회원권 가격 역시 1억 원을 호가 한다. 창립회원이 1억 원선이고 이후 분양되는 회원가는 1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부부, 가족, 법인 회원 가격은 좀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권은 골프회원권 등의 경우처럼 거래도 가능하다고 한다. 회원이 됐다고 해서 호텔의 모든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연회비가 300만 원으로 책정돼 있고 호텔 내 별도의 부대시설을 이용할 땐 따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혀를 내두를만 한 금액이지만 회원권 분양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호텔 측에 따르면 4000개의 회원권을 분양 중인데 현재 2200개의 회원권이 분양됐다고 한다. 최악의 경기 불황 속에서도 최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마케팅’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고 있는 셈이다. 호텔 관계자는 “유명 호텔 헬스클럽 회원권이 수천만 원에 달하고 골프장 회원권은 훨씬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리조트 호텔 회원권 가격이 최상류층들에게 그리 큰 부담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마케팅 역시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워낙 특수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대외적인 마케팅보다는 상류층 사회에 입소문을 내 호텔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방향을 선택하고 있는 것.
▲ 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 조감도. | ||
호텔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톱스타 C 양이 회원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다”며 “그 이유는 이미 회원으로 가입한 상류층 부인들이 미혼의 여자 연예인들이 회원이 되면 탈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C 양처럼 회원신청을 했다 비슷한 이유로 ‘퇴짜’를 맞은 미혼의 여자 연예인이 여러 명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호텔 측의 한 관계자는 이를 부인했다. 그는 “여자 연예인들이 회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은 없다”며 “C 양은 상담만 받고 본인 스스로 회원가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아무리 VVIP 마케팅이 경기를 많이 안 탄다고 하더라도 요즘 같은 불황에 한 명이라도 더 회원을 유치해야 하는데, 미혼 여자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신청을 거부했다는 건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어떤 명사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걸까. 호텔 측은 “명단은 공개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전문 경영인과 문화·예술인들이 많고 연예인들은 별로 없다”고 전했다.
회원들에게만 배포되는 멤버십 매거진
이들은 한결같이 반얀트리서울이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한 휴식 공간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회원 가입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또 “호텔 측에서 3~4대 자손에 걸쳐 멤버십이 이어지는 클럽을 만들겠다는 얘기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전한다.
반얀트리서울 호텔은 한때 투자자인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철수하면서 “자금난을 겪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또 사업 초기 국내에는 워낙 생소한 분야라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져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호텔 측은 “리먼브러더스가 철수하기 전에 이미 새로운 투자자를 구한 상태여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단돈 몇 백만 원이 없어서 사채를 빌려 쓰는 서민들에게는 ‘그들만의 세상’일 뿐”이라며 상류층들만을 위한 이러한 럭셔리 호텔에 비판을 제기할 태세다. 호텔 측도 이러한 비판을 우려해 “다양하고 적극적인 자선행사를 통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며 “대한민국에서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류인홍 기자 ledh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