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인지 그동안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몰렸던 돈이 서서히 저축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결국 세상이 이렇게 흉흉할 때는 ‘한 방’보다는 ‘한 푼’이라도 아껴서 저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막상 저축을 하려고 해도 갑자기 덜 쓰고 더 모은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미 소비적인 생활에 길들여져 지출 규모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돈을 현명하게 쓰는 것이 곧 돈을 버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면 앞으로는 경제가 다시 살아날 때까지 당분간 아끼고 모으는 ‘정직한 저축’에 올인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생활방식과 습관, 생각을 바꿔 돈을 덜 쓰고 모으는 체질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1. 정리정돈을 생활화한다
사무실의 책상 주변이나 집안을 정리할 때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하게 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쓸모없는 것은 사라지고 중요한 것만 남게 된다. 이것이 습관화되면 돈을 지출할 때도 마찬가지로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에만 돈을 쓰고 불필요한 지출은 줄여나갈 수 있게 된다.
2. 시간을 효율적으로 쓴다.
하루는 누구에게나 24시간인데 어떤 사람은 업무 시간과 여가 시간 모두 충실하게 보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늘 시간이 없어 일도 취미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 차이는 ‘시간이 없어서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해야 시간 안에 모두 끝낼 것인가’를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에 있다. 최근 일본의 직장인들 사이에 수첩이 유행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돈도 시간과 마찬가지다. ‘돈이 없어서 저축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돈을 모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무엇을 위해 얼마가 필요한지, 언제까지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면 그만큼 실천에 옮기는 것도 쉬워진다.
모임이나 회식에서 회비를 걷고 계산을 하는 역할을 자진해서 맡아보자. 다함께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셨을 때 일인당 얼마를 내야 하는지, 혹은 정해진 회비로 가능한 잘 먹고 마시려면 무엇을 얼마나 주문해야 하는지 순간적으로 계산하는 능력은 저축에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웬만한 셈은 머릿속으로 금방 계산하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선택할 때도 고민하는 일이 적다. 덤을 준다고 무조건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구입하고 낭비를 줄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연간 저축 목표액을 365로 나눴을 때 하루에 얼마가 되는지 계산해보자. 앞으로 1년 동안 1000만 원을 모으는 것을 목표라고 하자. 이자 등은 생각하지 말고 1000만 원을 365로 나누면 하루에 약 2만 7400원씩 저축해야 한다는 답이 나온다. 이렇게 생각하면 평소에 생각 없이 쓰던 1, 2만 원이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티끌 모아 태산’이고 ‘시작이 반’이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