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이었던 지하주차장이 어두워 CCTV에 찍힌 차량 번호판이 선명하지 않아 자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정밀분석을 의뢰했으나 판독불가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따라서 경찰은 주변 CCTV 분석을 통해 이번 강호순 살인사건을 해결했던 것처럼 살인현장 주변의 모든 CCTV를 분석 중이다. 특히 용의차량인 그랜저 TG 흰색 승용차 3430대에 대한 차량 정보를 확보했다. 경찰은 또한 피의자가 그랜저 승용차를 렌트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당일 렌트된 155대의 대여자를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연립주택의 위치상 승용차가 양재대로나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사건 장소 관할 기지국에서 사건 발생 전후의 통화 내역을 확보해 600여 명을 대상으로 인적사항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10시 40분경 서울 서초구의 한 연립주택에서 심장과 등, 팔 등을 흉기에 찔려 숨진 채 지하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이 주택 건물주인 이 씨는 사건 당일 하자보수 문제로 세입자의 연락을 받고 방문하여 빌라를 둘러보고 돌아가는 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강남에 모텔 등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고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등 총 재산이 200억 원에 달하는 재력가로 알려졌다. 경찰은 미행자가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보아 이번 사건이 원한 관계에 의한 계획적인 살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피해자와 동업으로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김 아무개 씨, 최 아무개 씨 등 주변 인물 18명에 대한 통화내용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이 씨 건물에 임대해있던 한 업소주인이 2억 원의 월세가 밀리면서 이 씨가 총 8억 원의 명도소송을 제기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회사돈을 횡령했던 전 직원도 용의자 중 한 명이다.
박혁진 기자 ph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