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제복의 로망’은 강렬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심지어는 아예 자기 파트너를 따로 구해 집으로 불러 이런 행위를 즐기는 남성도 있다고 한다.
제복녀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은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페티시 클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업소에는 불법적인 성매매가 거의 없다. 때문에 페티시 업소들은 단속에서 비껴나 있어 비교적 안정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그 비결은 당연히 ‘제복’에 대한 고객들의 호기심과 만족이다.
업소들은 남성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각종 유니폼을 제대로 ‘라인업’해 놓았다. 남성들은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제복을 지정할 수 있고 심지어 원하는 스타일의 ‘시나리오’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것들이다. 자리를 안내해준 영화관 여직원을 성추행한다든지 혹은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과의 섬싱(something), 화장실에서 일을 보는 커리어 우먼을 훔쳐보는 것 등이다. 물론 업소 여성들은 처음에는 ‘안돼’라고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는 시늉을 하지만 그 목소리가 오히려 남성들의 욕망에 기름을 붓는다.
마치 한편의 에로물을 보는 것 같지만 남성들은 이러한 행위를 통해서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는 해방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페티시 성향을 이끌어가는 업소들은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말하자면 손님들의 취향을 리드하면서 영업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페티시 혹은 제복녀에 대한 성적 추구를 남성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각종 포르노 동영상을 섭렵한 후 결국 ‘페티시의 세계’로 입문했다는 이 아무개 씨의 이야기다.
“제복녀에 대해 잘 몰랐을 때는 ‘저게 뭐하는 짓인가’라고 한심스럽게 쳐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한두 번 오다보니 어느새 ‘제복녀 마니아’가 돼버렸다. 제복을 입은 그녀들에게는 일종의 금기시되는 뭔가가 있다. 일단 제복이라는 것 자체에 직업의 정체성과 함께 막 대할 수 없는 단정함이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그것을 무너뜨리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다. 그리고 그 금기를 탐하고 나면 또 다른 금기에 도전하게 된다.”
하지만 취향이 다른 일반 남성들의 눈으로 보면 이런 페티시에는 큰 아쉬움이 있다. 마지막 ‘절정’이 부족하다는 것. ‘정작 흥분할 대로 흥분해놓고 스스로 마무리하는 끝이 너무 어설프다’는 얘기다. 그러나 페티시 마니아들은 스스로 하는 ‘마무리’가 직접적인 성관계보다 오히려 쾌감이 크다고 말한다. 그것이 품격있는 제복녀를 자신에 대해 ‘종속화’ ‘사물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더 큰 만족을 얻는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페티시 여성은 ‘도우미’일 뿐이다. 남성고객을 상대하면서 함께 즐기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 철저하게 모든 ‘쾌감’은 오로지 남성의,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것이다.
일부 심각한 중독증상을 보이는 제복 마니아의 경우 자신이 선호하는 제복을 구매해 집에서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들 중에는 ‘페티시 파트너’를 집으로 불러 마음놓고 자신의 성적 취향을 추구하는 남성들도 있다고 한다. 주로 인터넷에서 여성 알바를 구해 교육을 시켜 파트너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때에도 직접적인 성관계는 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의 입장에서도 부담은 없다. 정기적으로 파트너와 행위를 한다는 박 아무개 씨는 “이제 페티시는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고 말한다.
“페티시를 많이 하다보면 자신에게 딱 맞는 스타일을 찾게 된다. 하지만 업소에선 완전히 총족되지 않는다. 일을 하는 여성은 많은 남성을 상대하기 때문에 나만의 스타일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뿐더러 귀찮아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교육시킨 여성은 언제든 ‘맞춤 페티시’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페티시는 불법이 아닌 데다가 ‘각자의 취향문제’라는 인식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복녀와 관련한 업무를 해왔던 업소 실장은 “결국에는 마니아들이 점점 더 디테일한 취향을 요구할 것이다. 이는 페티시 선진국인 일본만 봐도 알 수 있다. 마치 ‘오타쿠’처럼 페티시에 열광하며 자극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틀림없이 생겨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구성모 헤이맨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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