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씨측 박봉환 변호사 인터뷰

박봉환 변호사는 1심 변호사마저 무죄를 입증하는 데 실패한 백씨의 변호를 맡아 무죄를 이끌어냈다. 박 변호사는 수차례 접견과 재판 기록검토 등을 통해 처음부터 백씨의 무죄를 확신했다고 털어놨다.

박 변호사는 또 “백씨의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형사보상청구와 함께 무죄공시를 신청하겠다”고 덧붙였다.

─ 변론의 초점은 어디에 두었나.

▲ 피해자의 가슴과 복부에 난 아홉 곳의 상처가 타살의 유력한 증거라는 국과수의 감정결과가 백씨의 구속과 1심 재판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우선 아홉 곳 이상 자신의 가슴 등을 찔러 자살하는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미국 육군 장교가 자신의 가슴과 복부를 26곳이나 찔러 자살한 사례를 찾아냈다. 이와 유사한 국내외 사례도 여러 건 찾아내 재판부에 제출했다.

─ 무죄를 확신한 또다른 이유가 있었나.

▲ 피해자의 상처에 대한 법의학적 판단을 유보하더라도 백씨가 유죄판결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 살인사건엔 반드시 분명한 범행동기가 있기 마련인데 백씨의 경우 피해자를 살해할 만 한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수사기관에서도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근거있는 범행동기도 제시하지 못했다.

─ 무죄판결의 의미를 꼽는다면.

▲ 국내에서 재판과정을 통해 자신의 가슴과 복부를 아홉 곳이나 찔러 숨진 사람이 법의학적 판단을 거쳐 자살로 최종 판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있는 일이다. 법의학적 분석결과가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과학수사의 필요성과 중요성, 형사재판의 대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 오심의 위험성 등을 되새기게 하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