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엇갈린 주장

재판이 벌어지던 지난달 30일 제주지법 형사법정. 이날 법정은 60대 할머니와 30대 젊은이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공방으로 시작했다.

이날 법정에 선 피해자 서씨는 “오갈데 없는 오씨가 불쌍해서 아들처럼 데리고 살았을 뿐”이라며 성관계 여부에 대해 부인했다.

그러나 사실관계에 대한 재판부의 추궁이 이어지자 결국 “두 번 성관계를 가졌지만 모두 피고 오씨의 강압으로 인한 강간이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다만 그녀는 “강간이었다면 왜 신고하지 않았느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피고가 불쌍해서…”라며 얼버무려 진실에 대한 궁금증을 낳기도 했다.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하자 이번에는 오씨가 펄펄 뛰었다. 그는 “하루에 네 번씩 성관계를 요구한 것은 누구였느냐”며 억울해 했다. 오씨는 또 “(서씨가) 겉으로는 할머니지만 실제로는 성의 화신이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씨의 입장에서는 서씨가 자신을 노리개로 생각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몸과 마음을 모두 바친 서씨가 하루아침에 문전박대하자 배신감이 들었을 법도 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오씨가 방화 등 자신의 범행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만큼 실형 선고는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