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의 수사는 한 세무사의 제보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제보전화에서 납세조합에 취업을 하려고 갔더니 조합에서 3억 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언뜻 들으면 납득하기 힘들다. 그래도 ‘세무사’ 하면 전문직에 속하는 직종인데 돈을 주면서까지 납세조합에서 일하려고 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납세조합에서 조합장이 가지는 ‘힘’에서 비롯된다. 조합장은 자금은 물론 인사에 이르기까지 전권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사후감사도 받지 않는다. 그야말로 조합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세무사는 조합장에게 잘만 보이면 거액의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세무사가 납세조합에서 받는 돈은 크게 기장료와 조정수수료로 나뉜다. 기장료는 말 그대로 ‘장부 기록’을 해주고 받는 돈을 말하고 조정수수료는 매년 법인세 신고가 끝나면 지불받는 돈을 말한다. 그런데 납세조합에서는 이 금액을 전적으로 조합장이 정하고 있다. 즉 조합장이 누구냐에 따라 그 금액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조합장은 조합원들로부터 거둬들인 적립금 중에서 일부를 세무사들에게 준다. 따라서 세무사들은 조합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세무사는 “아니꼬워도 별 수 있나요. 비위만 잘 맞춰주면 다른 곳보다 몇 배의 돈을 벌 수 있잖아요. 그래서 꾹 참고 일하는 거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마장동 우시장의 납세조합에도 총 네 명의 세무사가 있었는데 강 씨는 이들의 조정수수료 명목으로 1억 원을 적립금에서 인출했다고 한다. 하지만 강 씨는 1억 원 중 3000만 원만 세무사들에게 나눠주고 나머지 7000만 원은 본인이 차지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기장료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이 강 씨의 마음 내키는 대로 그때그때마다 지급 금액이 달라졌다고 한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비위 맞춰주니 보수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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