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해외에서 안정상 이유로 불허하고 있는 성분을 한국은 모기기피제에 사용하도록 허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기기피제는 모기가 싫어하는 물질을 피부, 옷 등에 발라 모기의 접근을 막는 제품이다.
1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외품으로 허가한 모기기피제 유효성분은 총 13종, 218개 제품이다.
유효성분 별로 디에칠톨루아미드(DEET) 제품이 106개(45%)로 가장 많았고 정향유(24%), 아카리딘(12%), 시트로넬라오닐(4%) 등이 뒤를 이었다.
4가지 성분 모두 모기기피 효과가 있지만 DEET의 경우 신경계통 부작용 등 안전성 논란이 제기된 물질이다. 시트로넬라 오일과 정향유는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되는 메틸유게놀이 함유됐다.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들 성분의 사용을 제한하는 추세지만 한국은 모두 사용을 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DEET는 대부분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사용 함량을 비롯해, 빈도, 연령을 제한하고 있다. 이 성분은 신경계통 안전성 뿐만 아니라 피부, 간, 소화기계에 독성이 있는 것으로 학계에서 보고됐다. 아카리딘은 한국과 미국, 캐나다에서 허가하고 있지만 유럽연합은 허가 여부에 신중한 모습이다.
특히 정향유는 한국을 제외한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모두 사용을 불허했다. 시트로넬라 오일은 한국, 미국이 허가한 성분이지만 유럽연합은 사용을 금지했고 캐나다도 금지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
국내 유통 중인 모기기피제의 표시 수준도 해외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이 30개 제품을 대상으로 필수 기재사항 이외 업체의 자발적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개 제품은 유효 성분 함량을 기재하지 않았다. 효과지속 시간은 4개 제품만 표시했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은 제품의 유효성분 함량 표시를 의무화했다. 미국은 내년부터 모기기피 효과지속 시간 및 기피해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제품에 그림 삽입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소비자원은 모기기피제 유효성분 함량 표시를 의무화하고 DEET 이외 성분에 대한 영유아의 사용 제한을 식약처에 요청할 계획이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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