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상훈이 경기에서 졌다고 술을 먹고 들어온 사실이 발각되면서 김 감독은 대노했다. 이상훈 외에도 유지현, 장문석, 조인성 등 주전 4인방이 모두 새벽 2시를 넘어서까지 숙소로 돌아오지 않은 사실을 알고 김 감독은 불호령을 치며 4명 모두를 서울로 올려보냈다.
당시 언론에선 귀가 시간을 넘겨 들어온 선수들에 대한 문책으로 기사화했지만 김 감독의 진심은 다른 데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상훈이 꼴찌팀에게 지고나서 술을 마셨다는 사실에 크게 자존심을 상한 것. 김 감독은 그때의 상황을 설명하며 선수로서의 이상훈과 남자로서의 이상훈에 대한 매력을 덧붙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상훈이 그러면 안되지. 팀의 기둥인데. 그후론 그런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어요. 상훈이와 난 눈과 눈으로 통하는 사이야. 남자들은 눈을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가 있거든. 상훈이가 딱 그런 친구지. 상훈이가 팀에 복귀한 뒤 약속한 게 있어. 믿음을 배신하지 말자고. 자기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 그 다음부턴 자기를 죽이고 들어오더라구. 희생하는 법을 알게 된 거지. 남자 중의 남자야, 이상훈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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