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8일 한일연예인 친선경기에서 최수종 (왼쪽)이 멋진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스포 츠서울] | ||
NG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이번만큼은 연기가 아니라 자신들의 본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 바쁜 일정으로 전원이 모여 호흡을 맞추기는 어렵지만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해 낸다.
개그맨 탤런트 영화배우 가수 등 강한 개성과 팀컬러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의 축구 실력은 아마추어 수준. 그러나 발로 뛰는 모습만으로도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축구를 발이 아닌 말로 하냐’는 주변의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팀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말 좀 한다’는 개그맨과 통기타 가수들이 제법 포진하고 있는 앵무새 축구단. 지난 85년 창단되었다고 하니 당대 최고의 개그맨과 가수의 이름을 듣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최백호 이홍렬 주병진 배철수 이정선 황기순 김한국 등이 주축멤버로 현재 김한국이 단장 겸 최전방 공격수를 맡고 있다. 25명 내외로 팀을 꾸려가고 있는 앵무새 축구단은 통산 전적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말하면서도 전국의 순수 아마추어팀 3천여 개 가운데 상위 50위권에는 무조건 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최백호 이정선 배철수 등 고문들은 후배들 사이에서 ‘고문 오는 날이 고문당하는 날’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백전 노장들. 워낙 개성 강한 구성원들로 이뤄져있다 보니 산만한(?) 팀컬러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연예인 중에서도 위계질서가 가장 강한 이들이 바로 개그맨들이기 때문.
앵무새 축구단이 선호하는 전술은 강한 조직력에 바탕을 두는 척하다 입으로 많이 떠들어 상대를 혼란시키는 것. 최전방 공격수인 김한국이 ‘입으로 떠드는 플레이’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최백호는 노익장을 유감 없이 발휘하지만 고문 역할이 제격이라는 저평가 대상이다. 어깨뼈가 두 번이나 골절될 정도로 열심히 뛰는 황기순의 포지션은 오른쪽 사이드 어태커. 센터링을 제대로 올리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개발(?)’이 되어버린다고.
일레븐 축구단은 8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이덕화 단장으로 시작된 뉴스타 축구단이 현재 일레븐 축구단의 전신. 연기만 잘하는 줄 알았던 배우들의 화려한 플레이로 팀 창단 때부터 화제를 뿌리기 시작한 뉴스타는 탤런트 최수종이 단장을 맡으며 일레븐이라는 팀명으로 분위기를 쇄신했다.
현재 일레븐 축구단에는 단장 최수종을 비롯해 허준호 박진규 최재성 김영일 홍경인 박상면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스타들이 몸담고 있다. 일레븐 축구단은 포지션마다 역할 분담이 잘 되어 있다는 팀컬러를 자랑한다.
선수생활 경험이 있고 현재는 외환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남명 과장이 일레븐의 지휘봉을 잡으며 승률 80%에 이를 정도로 단단한 실력으로 무장시켜 놓았다. 일레븐 축구단은 포지션마다 특징이 있다. 포워드는 최수종 최재성 허준호 등 스피드에 자신 있는 선수들이 맡고 있다. 그리고 일레븐 축구단의 가장 강점인 미드필더에는 체력 좋고 많이 뛸 수 있는 선수들로 짜 놓았다. 끝으로 수비진에는 몸싸움에 능한 선수로, 예를 들면 박상면이 대표적이다.
‘잘하는 축구보다는 즐거운 축구’를 표방하며 최근 팀 창단식을 가진 프렌즈 축구단은 사실 언론을 기피(?)해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금까지 환경보호나 오류동 보육원, 군부대 방문, 가평 꽃마을 등 그늘진 곳을 찾아다니며 불우이웃돕기 활동을 꾸준히 벌여왔다.
선후배 상호간에 의리를 중요시해 방송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동료애나 우정을 돈독히 다지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단장은 선우재덕과 이한위, 고문은 남일우와 김영철이 맡고 있으며 김세준 김규철 이상인 조재현 김보성 박용하 임호 정태우 양재원 배도환 이광기 배동성 등 우리의 안방을 독차지했던 스타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운동장 내에서의 예절은 프렌즈가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 경기가 끝난 후 반드시 운동장의 쓰레기를 치우고 심판의 판정에는 무조건 승복한다.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건강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멤버십도 기르고 사회의 어두운 면도 돌아본다는 일석삼조의 야무진 꿈을 가꾸고 있는 프렌즈. 앞으로 그들의 활동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김남용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