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쳐
2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1028회에서는 전남의 한 대학교 도서관 건물 4층에서 투신한 여대생 김세영 씨(가명, 21)의 사건을 다뤘다.
입학한지 겨우 2주 된 신입생이던 A 씨는 화단에 떨어져 목숨은 구했으나 투신 직전 14분간의 기억을 하지 못했다. 구급대원에게 김 씨는 “졸다가 떨어졌다. 몽유병이 있나봐요. 홧김에 뛰어내렸어요” 등 횡설수설했다.
시간이 흐른 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직접 김 씨를 찾아갔다.
김 씨는 “제가 떨어질 때 기억은 생생해요. 그런데 제가 자살을 시도했잖아요. 그 자살하러 올라가는 데부터 기억이 안 나요”라고 말했다. 오히려 “답답해요. 어떻게 떨어진건지 알고싶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제작진은 도서관 CCTV를 분석하는 것부터 추적을 시작했지만 특이한 점은 없었다. 학교 측은 “대면식 전후로 덧신 때문에 3학년과 다툼이 있었던 걸로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씨와 함께 대면식에 있었던 일부 1학년 신입생들의 증언은 달랐다.
과에서 내려오는 전통이라는 이유로 신입생은 군대식 줄세우기, 화장 지우기, 머리 묶기, 휴대전화 압수를 당했다. 또 벌벌 떠는 신입생 앞에서 선배들은 욕을 하고, 덩치가 있는 애들에겐 “비계냄새가 난다” 등의 모역적인 말도 내뱉았다.
그 자리에서 김 씨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고 눈물까지 흘렸다. 이후 대면식을 마치고 나온 김 씨는 덧신을 벗지 않았다는 이유로 3학년 선배들에게 밀쳐지고 욕설을 들어야했다.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난 뒤 김 씨는 홀로 도서관으로 돌아갔고 자살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런 ‘공포의 대면식’은 김 씨의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학교에서도 선배들에게 인사하기는 기본,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 음주강요, 구타와 얼차려까지 ‘신입생 군기잡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 충격을 줬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