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지면 작은 자극에도 소변이 쉽게 새나와 패드나 성인용 기저귀를 착용하지 않고는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게 되고 외출이 두려워진다. 갑작스럽게 기침이나 재채기만 해도 소변을 지리며 소변이 걱정되어 웃음이 나는 코미디 프로를 보기도 두렵다.
날씨가 추우면 쉴새 없이 화장실에 들락거리는 것도 요실금에 따른 증상이다. 여성에게서는 출산 또는 폐경기 이후 많이 나타나게 되고, 남성에게서는 전립선의 약화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
요실금은 매우 흔히 나타나는 질병이므로 누구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명절을 앞두고 고향의 부모님을 뵙게 되면 이런 증상을 갖고 계시지는 않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자.
▲ 요실금은 출산이나 폐경 이후의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지 만 남성의 경우에도 전립선이 비대해지거나 너무 약해지 면 곧잘 발생한다. 이런 경우는 방광을 손대기 전에 전립 선 부터 치료해야 한다. | ||
이런 습관이 있는 여성들은 대개 감수성이 예민한 것이므로 그러려니 견디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진다면 아주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나이가 들면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서도 소변을 흘리는 증상은 쉽게 나타난다. 평소 관리를 안하고 무심히 놓아두면 증상은 점점 심해진다. 기침 재채기만 해도 소변을 지리고, 어떤 자극으로 몸을 움찔하거나 조금 크게 웃기만 해도 소변이 새나온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가 되면 더 이상 유난히 예민한 습성 정도가 아니라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
소변을 자주 찔끔거린다 해서 ‘소변찔끔증’이라고도 하는 요실금은 언제 어떤 자극으로 소변이 샐지 모르기 때문에 집안을 떠나기가 불안하게 만든다. 요실금이 있는 여성들은 늘 팬티 안에 패드를 대고 다녀야 안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요실금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남에게 말을 하기 껄끄러운 병인데다, 별 것 아니려니,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려니 하며 보통은 그대로 두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대개 중년 이후이기 때문에 ‘나이 들면 다 그래’라는 식으로 단순한 노화현상으로 여기는 것도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지 않는 배경의 하나다. 그러나 여성의 요실금이나 남성의 오줌 소태는 그 원인이 의학적으로 규명되면서 관리와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변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비뇨기과 박흥재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출산 폐경 이후 성인 여성의 30∼40%,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 가량이 요실금일 정도로 흔한 병”이라며, “그러나 이처럼 많은 사람이 고생하는 병이면서도 요실금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한다.
여성에게서 요실금이 나타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출산과 폐경으로 요도의 탄력을 유지하는 요도근이나 골반근육, 괄약근이 약화된 것이 주 원인이지만, 당뇨병이 있거나 자궁암이나 직장암 수술의 후유증으로 생길 수도 있다.
다발성경화증 척수손상 척추디스크 말초신경염 파킨슨씨병, 그리고 골반 방사선치료 후에도 절박형 요실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요실금으로 병원을 찾아가면 우선 자세한 병력을 알아본 다음 1주일동안 소변량과 횟수, 요실금 횟수 등을 기록하는 배뇨일지를 쓰게 된다.
병력을 설명할 때는 소변이 갑자기 마렵고 곧장 뛰어가도 화장실에 도달하기 전에 흐르는 일이 나타나는지, 또는 소변은 자주 마렵지 않은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타나는지 등을 자세히 체크하게 된다. 이때 소변이 새는 양도 중요하다.
그 다음 1시간 패드검사, 신체검사 등의 기본적인 검사와 경우에 따라서는 소변검사, 잔뇨량 측정검사, 방광경 검사, 요역동학 검사 등 전문검사를 받게 된다.
요실금에는 전체 요실금의 50%나 차지하는 복압성 요실금에서부터 절박성 요실금, 반사성 요실금, 기능성 요실금, 소변이 완전히 안 나오거나 계속 나오는 완전 요실금까지 각기 원인이 다르며, 증상이나 정도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 복압성 요실금=알게 모르게 배에 힘이 들어갔을 때 요도조임근이 풀려 소변이 새는 경우로 요실금의 5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요실금이다. 골반근육이 약해져 복압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소변을 참지 못하는 게 원인. 골반근육은 대체로 출산 때 손상된 후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거나 폐경기 때 약해지기 쉽다.
▲ 절박성 요실금=요실금 중 20%를 차지하는 유형으로, 소변이 갑자기 마려우면서도 심하게 마렵기 때문에 화장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소변이 새게 된다. 주로 자율신경계의 이상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절박성 요실금이 우울증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절박성 요실금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4배나 더 우울증에 잘 걸리기 때문이다. 역으로 우울증 환자는 일반인보다 3∼4배 더 절박성 요실금에 잘 걸린다고 한다.
▲ 반사성 요실금=척수의 손상이나 질병 등으로 대뇌 중추의 인식이 차단되는 게 원인이다. 이때는 오줌마려운 감각에 의존해 일을 보기가 어렵게 되므로 시간에 맞추어 소변을 보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 기능성 요실금=비뇨기계와 신경계의 기능은 모두 정상이지만 환경의 변화나 감각, 인지, 또는 운동 결함으로 예측할 수 없이 소변이 나온다.
▲ 완전 요실금=척수 신경이나 요도 괄약근의 외상, 방광과 질 사이에 관이 형성되는 질병이 원인. 전혀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반대로 소변이 계속 나와서 괴롭다. 중년 이후 남성에게서 나타나는 소변기능의 이상도 증상으로 보면 여성의 요실금과 매우 유사하다. 소변이 잘 안나오면서 방광에 고여있다가 자주 마렵게 되는 빈뇨, 한번 나오려고 하면 잠시도 참지 못하고 옷에 지리게 되는 절박뇨, 빈뇨현상으로 잠을 자다가도 화장실을 찾거나 이부자리를 적시는 야뇨 등이 노년기에 흔히 찾아온다.
시도때도 없이 소변이 나오려고 하기 때문에 외출에 지장을 받고 평소 보조기구를 착용해야 하는 등 생활에서의 불편은 여성의 요실금의 경우와 대동소이하다. 노화와 함께 방광의 용적이 줄어들거나 요도괄약근이 약화되는 것도 원인이 될수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역시 전립선비대증이다.
이 밖에 술, 커피 등 수분을 과다히 섭취했을 때 생길 수 있고 치매나 피킨슨씨병과 같이 신경조절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요실금 현상이 나타난다. 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선은 요도와 방광 사이에 위치해 있으면서 내요도구와 외요도구라는 수문을 조절해 소변이 새지 않도록 막아주거나 배출시키는 기능을 한다.
정낭에서 생성된 정자와 전립선액을 섞어 정액을 생산하고 배출하는 성 기능도 담당한다. 그런데 전립선에 이상이 생기면 전립선 내부, 즉 소변 파이프의 안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비대해진다. 안쪽 관이 막히기 때문에 소변배출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극심한 경우 소변이 아예 배출되지 않는 요폐로 발전되기도 한다. 이 때는 방광이 부풀어 고통스럽다가 소변이 신장까지 역류하여 보다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요실금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과민성 방광염 같은 경우는 전기자극을 이용한 신경조절치료가 유효하고 전립선 비대는 전립선 내부를 열어주면서 약물을 이용해 비대증상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하게 된다.
남성 호르몬을 조절하는 치료와 온열요법 전립선 마사지 등도 비대증의 치료법이다. 여성의 복압성 요실금은 증세가 가벼우면 약물치료, 골반근육 운동이나 바이오피드백, 전기자극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절박성 요실금도 소변보는 시간을 조절하는 행동치료와 동시에 약물치료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러 원인과 증상이 중첩된 복합성 요실금일 경우에는 우선 복압성 요실금 치료법을 기본으로, 증세에 따라 골반근육 운동, 약물치료, 수술 등을 고려하게 된다.
수술이 어려운 노인이나 치매 환자는 성인용 기저귀를 채워주면 좋다. 약물치료는 주로 절박성 요실금인 경우에 효과적이고, 심하지 않은 복압성 요실금에도 효과가 있다. 완전한 치료라기보다는 증상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방광수축 이완제나 요도 괄약근 강화제를 처방한다고 한다. ‘
바이오피드백’은 질 안에 작은 기구를 넣고 근육의 수축과 이완 상태를 컴퓨터로 확인하면서 골반근육을 운동시키는 치료법이다. 바이오피드백과 함께 전기자극치료를 병행하면 효과가 좋다. 골반근육 운동은 요실금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아기를 낳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배워두는 게 좋다.
골반근육 운동을 3∼6개월 지속하면 60∼70% 정도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반근육 운동을 할 때 하복부에 힘을 주면 오히려 심해질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초기 요실금은 굳이 수술을 하지 않아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심한 요실금인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예를 들어 절박성 요실금인 경우도 심하면 장의 일부를 이용해 방광의 크기를 늘리는 수술을 할 수 있다. 요실금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대개 증상이 심각해진 경우이기 때문에 이들 중 3분의 1은 수술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수술은 조직이용 슬링수술이나 변형 슬링수술(TVT수술), 개복수술, 복강경수술, 요도주위 주사법 등 여러가지 중에서 환자의 조건에 맞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 글/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 강북삼성병원 비뇨기과 박흥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