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뿐이랴. 대인관계, 실직과 취업문제, 경제불황, 출퇴근 교통난 같은 일상적 스트레스도 그대로다. 신정 구정 대보름과 같은 명절이 줄줄이 찾아와 ‘명절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절기적 스트레스도 빼놓을 수 없다.
몸까지 바빠 신체 피로도 크기 때문에 스트레스 내성도 떨어지기 쉽다. 해빙이 되면서 급격한 신체적 변화도 일어나기 때문에 이 시기의 스트레스 관리는 건강을 위해 특히 중요한 과제가 된다. 해빙기가 되면서 중병이 도지거나 심지어 중환자들의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꼼꼼히 알아봤다.
스트레스라고 해서 무조건 유해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생활에 활력을 주고 자신감과 일의 창의력을 높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우리 몸과 정신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병들게 하는 주된 원인이다.
▲ 긴장 이완에 도움이 되는 차라도 한잔 마시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 ||
흔히 스트레스가 불안이나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만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지만 나아가 다양한 신체증상으로 발전되곤 한다. 한 교수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의 조화가 깨져서 생기는 신경성 위장병,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의 가벼운 병은 물론이고 동맥경화나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 암 등 심각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또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이나 각종 성인병이 생긴 경우에는 돌연사의 위험까지 높아지는 만큼 각별히 조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경고한다.
스트레스가 신체증상으로 발전되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의 영향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면 우리 몸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게 된다.
비상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근육, 뇌, 심장 등에 더 많은 피를 보낼 수 있도록 맥박과 혈압이 증가한다. 더 많은 산소를 얻기 위해 호흡이 빨라지고, 즉시 행동할 준비를 하느라 근육도 긴장된다.
우리 몸의 중요한 부분인 뇌, 심장, 근육으로 가는 피의 흐름이 증가하고 추가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혈중의 당•지방•콜레스테롤의 양이 증가한다. 다칠 경우 출혈에 대비하여 혈소판이나 혈액응고인자도 증가한다. 스트레스에 따른 긴장이 온몸에 비상을 거는 긴급 방어망을 작동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자주 되풀이되면 신체반응은 탄력을 잃게 된다. 그 결과 혈압이 일상적으로 높아지거나 숨이 차고, 목덜미나 어깨가 뻐근하거나 늘 머리가 무거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속이 쓰리거나 변통의 이상으로 복통, 설사, 변비를 되풀이하는 사람도 있다.
스트레스에 대한 긴급 방어망이 작동할 때 중요한 곳으로 피와 영양이 집중되는 대신 상대적으로 비상시 중요성이 덜한 피부, 소화기관, 신장, 간으로 가는 피의 흐름은 감소한다. 이런 이유에서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동맥경화나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을 만드는 원인도 된다. 깊은 잠을 못자므로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두통도 생기며, 남성의 경우는 생식능력까지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호르몬은 장기적으로 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면 먼저 자신이 어떤 일에 특히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마저 잘 모르는 게 문제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일반적인 원인은 주로 소음이나 한정된 공간 등 열악한 생활환경, 실업위협이나 업무, 상사와의 마찰 같은 인간관계, 규칙 형식절차 등 조직 내에서의 문제,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같은 큰 사건 등이다. 카페인이나 알코올을 과잉 섭취하고, 잠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 무리한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바쁜 생활 등도 스트레스를 만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같은 스트레스 환경에서도 사람마다 받는 스트레스의 양은 차이가 있다. 성격이 완벽한 사람이나 일 중독자, 비관적인 사람, 과장되고 경직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흔히 큰 사고나 충격적인 일이 있어야만 스트레스를 받고 병이 생길 것 같지만, 생활습관이나 사고방식에서 생기는 자잘한 스트레스가 쌓여 큰 병을 만드는 경우가 더 많다. 결정적인 스트레스 원인이 환경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이러한 사실부터 이해해야 스트레스를 피하거나 잘 풀어낼 수가 있다. 이런 이유에서 신경정신과의 스트레스클리닉은 주로 심리치료를 통해 분노나 적개심 치료, 완벽주의자들의 전형적 성격인 A형 인격 치료, 인지적인 왜곡 치료 등을 하게 된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병이 생긴 뒤에는 스트레스 관리보다도 당장 신체질환의 치료가 급해지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게 된다. 때문에 일상속에서 먼저 스트레스를 줄이는 생활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광동한방병원 신경정신과 원영호 과장은 “긍정적인 생활태도와 적당한 운동, 환경에 변화를 주는 취미생활, 규칙적인 식생활 등은 스트레스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예방하는 일반적인 지침은 다음과 같다.
▲ 술•카페인을 줄여라.
적당한 음주는 긴장을 완화시키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알코올이 들어가면 호흡이 빨라지고 심장이 뛰는 상태를 더 악화시킨다. 카페인 역시 흥분제 역할을 하므로 불난 데 부채질을 하는 격이 된다. 스트레스가 많은 때는 당연히 커피 콜라 녹차 홍차 초콜릿 등 카페인이 많은 식품을 줄여야 한다.
▲ 규칙적으로 식사한다.
식사를 자주 거르면 저혈당이 되기 쉽다. 저혈당 상태에서는 스트레스 반응이 더 잘 나타나므로 불리하다.
▲ 비타민 C•단백질을 섭취하라.
인체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과정에서는 비타민과 단백질의 소모가 증가한다. 평소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을 많이 먹으면 내성이 강화된다.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된 음식 중에서도 특히 사과 토마토 시금치 고구마 감자 등의 과채류가 좋다. 양질의 단백질 식품은 계란 우유 어류 쇠고기 콩류 등이 대표적이다.
▲ 규칙적인 운동을 해라.
운동은 몸을 튼튼하게 해 스트레스에 잘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너무 경쟁적인 운동은 오히려 새로운 스트레스를 주게 되므로 피해야 한다. 일상적으로 조깅이나 산책, 요가 등의 가벼운 운동을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3번 이상 하는 게 기본이다. 운동이 아니면 음악감상 독서 여행 등 취미생활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 깊은 호흡으로 마음을 가라앉힌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흥분된다.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부교감신경의 활동이 강화되야 한다. 깊고 고른 호흡은 횡격막을 자극시켜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므로, 평소 호흡을 깊게 해주면 진정 효과가 있다.
하루에 몇 번씩 다음과 같은 복식호흡을 해본다. 우선 입을 다물고 배를 불리면서 숨을 천천히 고르게 들이쉰다. 다시 배를 들어가게 하면서 숨을 천천히 내쉰다. 이때 호흡은 천천히 숫자를 세면서 되도록 길고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요령이다.
▲ 여유있게 움직여라.
시간에 쫓기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루의 계획은 항상 시간을 여유있게 세우는 것이 좋다. 자신의 능력을 잘 판단해 너무 욕심을 내지 않고 목표를 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이루지 못한 것은 빨리 포기하고 다른 목표를 세우는 태도가 필요하다.
▲ 안되는 일은 건강을 위해 체념하라.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대인관계로 생기는 스트레스가 만만찮다. 그렇다고 상대방의 성격이나 마음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 일. 이럴 때는 그냥 그러려니 마음을 먹어야 마음이 편해진다. 바꾸기 힘든 어려운 환경은 빨리 체념하고 적응해야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다.
▲ 때로는 거절하는 배짱이 필요하다.
너무 마음이 약해서 남이 부탁하는 것을 거절할 줄 모르면 과다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떠안게 된다. 부담이 큰 일이라면 미리 거절하는 것이 낫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