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는 단순한 목욕의 차원을 넘어 건강관리나 특정 질병의 치료에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훌륭한 건강관리법이다. 온천이 발달된 러시아 독일 프랑스 핀란드 등 유럽의 나라들에서는 ‘스파테라피’(Spa therapy)라 불리는 온천치료가 제도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정식 자격을 갖춘 치료사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온천을 이용한 휴양과 치료에 건강보험도 적용되고 있다. 가까운 일본과 대만에서도 온천은 휴양치료의 수단으로 공인돼 있다.
스파는 목욕과 함께 마사지를 포함한 다양한 트리트먼트 케어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통의 목욕과 구분된다. 전문적인 센터를 이용하거나 물이 좋은 온천을 찾아가기는 번거롭고 비용면에서 부담스럽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직접 건강 온천수를 만들어 가족이 함께 즐기는 홈스파가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홈스파 기법을 알아보자.
스파의 인기는 대단하다. 갈수록 늘어나는 스파센터나 시중에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관련 상품들만 봐도 그 인기는 쉽게 짐작된다. 스파를 경험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휴식과 여유를 얻을 수 있고, 자신이 아주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요즘은 범위가 아주 넓어졌지만 그래도 스파의 핵심은 여전히 물을 이용한 목욕(하이드로 테라피)이다.
이 치료법은 역사가 아주 오래된 것으로, 고대 그리스에서는 악성 종양이나 신경 활성에 온천수를 사용했고 로마 시대에는 황제를 비롯하여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물을 이용한 치료가 널리 활용됐다. 이것이 근대에까지 쭉 이어지다가 1950년대에 이르러 정식 의료방법의 하나로 정착이 됐고, 60년대부터는 유럽과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하이드로 테라피는 단순히 몸을 물에 담그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압 및 수류를 만드는 각종 장비를 사용해 그 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 사용범위도 넓어져 피로회복과 건강증진에서부터 특정 질병의 치료, 비만 완화, 스트레스 해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스파 전문센터에서 하이드로 테라피는 수천개의 기포에 의한 보디 마사지를 말하며, 부드럽게 또는 힘차게 뿜어 나오는 물로 물리적 자극을 가하여 혈액순환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것은 에너지 흐름을 개선하여 심장 근육 호흡기 소화기 등의 질병을 예방하거나 낫게 해주고 세포 재생을 촉진하며 피부 조직에 활력을 준다.
특히 추운 날씨로 인하여 피부와 신체조직이 건조해지고 움추러들기 쉬운 겨울철은 온천욕의 효과가 한층 크다.
전문적인 스파의 테라피 기법을 모두 체험하기 위해서는 전문센터를 이용하면 편리하지만, 사실 보통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기에 그 비용은 부담스럽다. 스파센터들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1회 서비스 이용료가 10만~20만원이나 된다.
이제 집에서 즐기는 홈스파를 알아보자. 왠지 어렵고 전문적인 것을 떠올리게 되지만, 목욕할 때 조금만 더 신경을 쓰는 정도로 생각하면 간단하다.
여기에 다양한 재료들을 알아두면 부부가 서로의 손을 빌려 상쾌한 마사지도 즐길 수 있다. 요즘은 입욕제부터 스크럽제, 오일, 로션, 각종 아로마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어 구하기도 어렵지 않다. 이 가운데 자신에게 잘 맞는 몇 가지만 갖춰두면 남부럽지 않은 스파 테라피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1단계 - 최상의 온천수 만들기]
스파를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물이 필요하다. 천연 온천수를 이용하면 최상이지만 온천장이 아닌 한 아무리 전문센터라 하더라도 인공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인공 온천수라면 집에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목욕제품 전문 매장이나 대형 마트에서 살 수 있는 홈스파용의 입욕제를 구입하는 것이다. 에센셜 오일이 함유되어 있는 작은 구슬 형태의 배스비즈, 거품을 내는 단단한 비누인 태블릿, 스파용 솔트, 아로마 오일 등이 나와 있다.
더 좋은 방법으로는 천연재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알로에 술 꿀 우유 녹차 쑥 아몬드가루 등을 이용하면 좋고 쌀과 율무를 이용해도 된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고 준비한 입욕제를 넣어 온천수를 만든다. 입욕제를 사용하면 소독약 냄새도 사라지고 물이 순해지며 재료의 특정 성분이 가미된다.
목욕물의 온도는 체온보다 약간 높은 정도가 가장 안정감을 준다. 42℃ 이상의 뜨거운 물은 활동신경인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37~40℃의 물은 진정신경인 부교감신경을 촉진시킨다. 휴식을 위한 스파에는 37~40℃사이의 물에 20분 정도 몸을 담그는 것이 가장 좋다. 하반신만 물에 담그는 ‘반신욕’ 개념으로 시작해 중반 이후 전신을 담근다.
[2단계 - 아로마테라피 활용하라]
입욕제로 아로마 오일을 이용하면 다양한 아로마 테라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로마란 허브와 과일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의 향을 말한다. 두통이나 스트레스 근육긴장 불면 신경과민 등 증상에 각기 그에 맞는 허브의 종류를 찾아 그 오일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스트레스가 극도로 심할 때에는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고 숙면에 도움이 되는 카모마일이 좋다. 불면증이나 근육통이 있을 때는 라벤더, 여드름이나 염증성 피부가 신경쓰일 땐 티트리, 저혈압이 걱정되거나 아침에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다면 페퍼민트, 스트레스로 몸이 뻐근하고 머리가 아플 땐 베르가모, 피부에 탄력을 주고 싶고 노화가 걱정될 때는 여성호르몬 밸런스를 조절해주는 로즈를 사용한다.
아로마테라피는 피부에 직접 닿는 오일성분보다 그 향을 이용하는 효과가 크므로 욕실문을 잘 닫고 실내 온도 또한 일정하게 유지시켜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잔잔한 음악이나 향초 등으로 청각 후각 시각을 함께 자극하는 것도 홈스파의 묘미를 더해준다.
[3단계 - 마사지로 피로 말끔히]
입욕 후 오일과 도구들을 이용해 전신을 마사지하면 3단계의 효과를 얻게 된다. 부부가 함께라면 서로를 마사지하면서 마사지 효과와 함께 더욱 긴밀한 스킨십을 나눌 수 있다.
만일 같이 할 수 없는 상태라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셀프 마사지 도구를 이용하면 된다. 대표적인 홈스파 마사지 도구로는 덤이즈, 잭노비, 각질스틱, 마사지볼 등이 있다. 역시 목욕용품 매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덤이즈는 엄지손가락에 끼워 관자놀이나 목 뒷부분을 지압하는 도구고, 잭노버는 등이나 어깨 등 피곤한 부위에 지압봉을 이용해 문지르듯 마사지하는 도구다.
[4단계 - 보습처리로 마무리]
온천수나 특수 욕탕을 이용한 뒤에는 수건으로 물기를 완전히 닦지 않는 게 상식이다. 흘러내리는 물만 가볍게 찍어내고나서 자연 건조시키면 물의 건강 성분이 피부속으로 스며들 뿐 아니라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의 목욕물로 몸을 씻은 직후거나 쉽게 건조해지는 피부라면 목욕 직후 보습처리를 해주어야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을 막고 스파의 효과를 오래 유지시킬 수 있다.
특히 겨울엔 낮은 기온과 찬바람, 땀과 피지 분비의 감소 등으로 피부가 더욱 쉽게 건조해지므로 피부에도 꼼꼼한 보습케어가 필요하다. 로션 오일 버터 슈크림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손이나 팔꿈치, 무릎, 발꿈치 등 각질이 많이 일어나거나 쉽게 건조해지는 부위엔 더 많이 발라준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향초나 향을 피우고 허브티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거나 잠자리에 든다. 숙면은 스파의 가장 완벽한 마무리다.
이상희 건강전문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