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비하여 자연의 신비로운 ‘보상시스템’은 봄에 새로 피어나는 과일 야채 나물 등을 통해 여느때보다 풍부하고 다양한 비타민 식물들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신선한 제철 식물을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거나 섭취하는 양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도시인들은 부족한 비타민을 인위적인 방법으로 섭취할 필요가 발생하기도 한다. 요즘 백화점에 비타민 전문 매장이 속속 들어서고 비타민을 방출하는 에어컨, 비타민을 함유한 양복 등등 비타민 제품들도 웰빙 바람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어떤 비타민을 어떻게 섭취하는 것이 좋을까.
우리 몸에 필요한 양은 미량이지만 기계로 보면 결정적인 부품을 조립하고 작동되도록 하는 나사나 윤활유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를 미량영양소라 한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대표적이다.
인체에 보다 많은 양이 필요로 하는 것은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같은 영양소지만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하면 체내 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가 생긴다. 자동차에 아무리 휘발유를 무제한 공급한다 하더라도 소량의 엔진오일이 없으면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윤활유가 적절히 공급되고 교환되지 않으면 엔진은 쉽게 마모되고 그만큼 수명도 단축된다. 비타민은 체내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에 의해 우리 몸이 노화되고 손상되는 것을 막아준다.
비타민은 단지 몸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선택적 기능’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의학적으로 치료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 호모시스테인이 높은 고호모시스테인혈증에 비타민 B6, B12, 엽산이 처방되고, 또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는 비타민 E, 당뇨병성 신경증 예방에는 비타민 B1인 티아민이 사용되기도 한다. 비타민 E는 뇌세포의 파괴를 막아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은 크게 지방에 녹아 장관벽을 통해 흡수되는 지용성과 수분에 쉽게 잘 녹아 흡수되는 수용성이 있다. A D E F K U 등은 지용성 비타민이며, 비타민 B군 C 비오틴 폴산 콜린 이노시톨 L P 등이 수용성에 속한다.
대부분의 비타민은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어 몸 안에 비축해두고 사용할 수가 없다. 또 몸 안에서 절로 만들어지는 종류는 극히 적기 때문에 매일 필요량을 그때그때 섭취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비타민은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루 세 끼 영양의 균형을 고루 갖춘 식사를 하고 철따라 나는 채소, 과일을 신선한 상태로 즐기는 경우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은 충분히 공급될 수 있다.
▲ 봄에는 체내의 비타민 소모량이 크게 늘어나므로 비타민 섭취를 늘려야 하는데 봄나물은 비타민의 보고다. | ||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도 비타민 소모량을 늘리는 요인이다. 예를 들어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면 1백㎎의 비타민 C·E가 소모되고, 술을 많이 마시면 비타민 B군·C가 소실된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모자란 비타민을 반드시 채워줘야 한다.
보통 시중에서 판매되는 비타민제는 몇 가지 성분이 들어 있느냐에 따라 단일제와 복합제, 종합 비타민제 등으로 구분한다.
비타민이 건강에 좋다고 해서 여러 종류가 들어간 종합비타민제를 무턱대고 사먹는 경우, 몸에 이미 충분히 존재하는 지용성 비타민을 더 복용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비타민도 과다하면 해가 될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수용성 비타민은 과다 섭취하더라도 인체에 축적되지 않고 배설되므로 대개 안전하지만 지용성 비타민은 쉽게 배설되지 않고 체내에서 일시에 과도하게 작용하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무슨 비타민이 어디에 좋다고 해서 특정 비타민을 마음대로 섭취해서도 안 된다. 각자의 식습관이나 음주 흡연 운동 여부, 복용중인 약물, 질환, 유전적 체질적 요인, 대사의 특성 등에 따라 각자 필요한 비타민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테트라사이클린 같은 항생제는 체내에서 비타민 C의 소모량을 증가시키고, 아스피린은 비타민 C의 섭취량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비타민제를 복용할 때는 내 몸에 어떤 비타민이 얼마만큼 필요한 것인지 알아본 다음에 복용하는 게 좋다.
대체로 특정한 비타민이 집중적으로 소모되는 데에는 그와 관련한 이유가 있다. 언제 어떤 비타민이 특히 많이 필요하게 될까.
▲스트레스: 비타민 C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파괴되는데, 백혈구에 비타민 C가 부족해지면 면역력도 떨어져 질병에 약해진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비타민 C제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에너지 소모량도 많아져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대사가 급증하게 되는데, 이때 대사과정에서 비타민 B군이 소모되므로 비타민 B도 함께 복용하면 좋다.
▲흡연: 흡연을 하면 비타민 B군과 C의 흡수율이 감소된다. 비타민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비타민 부족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부수적인 피해를 막는데는 도움이 된다.
▲채식·편식: 편식이 심하거나 채식주의자들도 특정 비타민의 결핍이 일어나기 쉽다. 채식주의자들은 동물성 음식에만 들어있는 비타민 B12가 부족하므로 비타민 B12을 비타민제로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운동량이 많은 경우: 운동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사람은 비타민 E나 베타 카로틴 같은 항산화 비타민제를 먹는 게 좋다. 운동은 체내에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 데 이것이 과다하게 되면 노화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비타민 B1·B2·B6가 불충분한 운동선수들은 운동능력이 저하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다이어트: 섭취하는 칼로리 자체가 적기 때문에 몸에서 필요로 하는 비타민을 음식에만 의존하면 부족하기 십상이다. 하루 1천2백kcal 미만을 먹는 여성은 비타민과 함께 미네랄제를 복용해야 활성산소로 인해 신체가 노화되거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여성: 깨끗한 피부를 원하는 여성이라면 피부 저항력을 유지하고 피부노화를 억제하는 비타민 A(레티놀)이 도움이 된다. 레티놀은 화장품에 많이 사용되는 성분이다. 비타민 C도 피부에 탄력을 주고 기미, 주근깨를 개선시킨다. 먹는 것뿐만 아니라 과일팩이나 요구르트팩 등으로 피부에 비타민 C를 직접 바르는 것도 효과가 있다.
▲노인: 음식물 섭취량 자체가 줄고 치아나 소화기능이 떨어져 소화 흡수율이 낮아지는 만큼 비타민제 복용을 권할 만하다. 특히 뼈에 필요한 비타민 D나 칼슘을 복용해도 좋고,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괜찮다. 비타민 D와 칼슘의 필요량이 급증하는 폐경 후의 여성도 이들 성분을 따로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음식만으로는 하루 필요한 양을 다 보충하기 어렵다.
1일적정 비타민섭취량
어떤 비타민제를 어느 정도의 양으로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일 권장량을 넘지 않는 적정 섭취량을 복용한다면 건강에 해가 되지 않고, 혹시 부족할지도 모르는 체내 결핍분을 채워줄 수 있다.
비타민분류 | 일일적정량 | 비타민분류 | 일일적정량 |
비타민 B₁ | 1.0∼1.4mg | 비타민 H | 100∼200mg |
비타민A | 800∼1000㎍ | 비타민 C | 60mg |
비타민 B₂ | 1.2∼1.6mg | 비타민 D | 5㎍ |
비타민 B₃ | 13∼18mg | 비타민 B12 | 3.0㎍ |
판토텐산 | 4∼7mg | 비타민 E | 8∼10mg |
엽산 | 400mg | 비타민 K | 70∼140mg |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 한국비타민정보센터 윤은정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