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서철 건강수칙을 꼼꼼히 지키지 않으면 모처럼만의 가족 나들이를 망칠 수도 있다. | ||
① 응급약품을 준비해 간다
가족과 함께 여행할 때는 의료보험증과 함께 응급약품을 준비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용빈도가 높은 구급약품으로는 해열진통제나 지사제, 멀미약, 피부연고, 소화제, 1회용 반창고, 바르는 모기약 등이 기본이다. 이때 유효기간을 넘긴 것은 부작용의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알약은 개봉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2년, 뜯은 것은 1년 이내의 것이라야 한다.
여기에 붕대와 일회용 반창고, 바셀린 거즈를 갖추고, 체온계, 핀셋, 의료용 가위 등도 함께 준비하면 좋다.
② 음식은 익혀 먹고 물도 주의
피서지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바로 설사. 물을 갈아 마시거나 여름철 상한 음식에 의한 식중독인 경우가 많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은 열에 대부분 죽는 만큼 음식을 반드시 끓여먹고 채소, 과일은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서 먹는 것이 좋다.
설사를 할 때는 가벼운 설사는 수분과 전해질을 잘 보충해주면 좋아진다. 하지만 심한 설사나 구토가 함께 있을 때는 병원에 가야 한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한경희 교수는 “가벼운 설사는 8~12시간 동안 음식을 삼가고 끓인 물 1리터에 설탕 2큰술, 소금 1/2작은술을 섞어 오렌지 주스와 함께 마시면 수분과 전해질이 보충된다”고 조언했다.
③ 한낮의 햇볕노출을 줄인다
적당한 일광욕은 혈액순환을 돕고 비타민 D를 합성시키며 살균작용을 한다. 하지만 과도하게 더위에 노출되면 인체가 체온조절 기능을 잃어버린다. 맥박이 빨라지고 체온이 41℃ 이상으로 올라가며 땀이 마르고 두통이나 이명, 어지럼증에 빠지게 된다. 이럴 때는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긴 뒤 얼음찜질 등으로 30분 내에 체온을 39℃ 이하로 떨어뜨려야 된다.
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를 오래 하면 기미, 주근깨가 생기고 햇볕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선탠을 할 때도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는 피해야 한다. 이 시간에는 구름이 엷게 끼었더라도 자외선이 강해 얇은 옷을 통과할 정도”라는 것이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의 설명이다.
자외선에 심하게 노출되면 보통 6~8시간이 지나 잠자리에 들 무렵에 가렵고 따가워지기 시작한다. 하루, 이틀 지나면 피부가 빨갛게 되고 통증이 생기기도 하며, 심하면 피부에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피부가 화끈거릴 때는 찬물이나 얼음으로 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차게 한 우유나 오이로 팩을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하지만 물집이 잡힐 정도면 화상을 입은 것이므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 휴가로 인한 유행성 결막염 진단 모습. | ||
④ 안전 운전을 한다
자가용으로 장시간 운전을 할 때는 차내 온도와 외부 온도가 5℃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고, 한 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5분 정도 환기를 시켜야 한다. 또 한낮에는 차내 온도가 40℃ 이상 올라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차 안에 아이들만 남겨두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차 안에서 에어컨을 켜놓은 채 창문을 닫고 자는 것도 위험하다. 아이스박스에 시원한 음료수나 간식, 물수건 등을 준비하면 도로가 막힐 때 도움이 된다.
장거리 운전을 하려면 운전자세도 중요하다. 등받이는 90°로 세우고 엉덩이를 뒤로 바짝 붙인다. 쉴 때는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
⑤ 눈이 피로하지 않도록 한다
자외선은 눈에도 문제가 된다. 한 보고에 의하면 “장기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4배나 높아진다”고 한다.
선글라스를 쓰면 자외선 차단에 도움이 된다. 예쁜 디자인만 보고 사면 자외선을 막지 못하는 불량품인 경우가 많다. 이런 선글라스는 한 시간 이상 쓰면 눈이 피로하고 따끔따끔 아프기도 한다. 렌즈는 일반 안경보다 큰 것을, 테는 뺨에 가능한 한 밀착하는 것을 골라야 자외선 차단 효과가 더 크다. 운전할 때 쓰는 것은 색의 농도가 50% 이상으로 진하면 안 된다.
⑥ 각종 물사고에 대비한다
만약 수영 중 쥐가 났다면 당황하지 말고 숨을 크게 들이쉰 다음 물 속에 엎드린 채 쥐가 난 부위를 잘 주물러준다. 장딴지에 쥐가 났을 때는 주무르면서 무릎을 곧바로 펴고 엄지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세게 젖혀주면 쉽게 풀린다.
물에 빠졌을 때는 구조하는 사람마저 위험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뒤쪽에서 접근해서 구해야 한다. 구한 다음에는 무조건 배를 눌러 물을 빼면 물이 기도로 유입돼 위험하다. 그보다는 인공호흡부터 해준다. 입안에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머리를 젖힌 상태에서 공기를 불어넣는 방식으로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젖은 옷은 응급처치를 계속하면서 마른 옷, 모포로 갈아입힌다.
⑦ 휴가후유증 여부 체크를
휴가를 다녀온 후에 피부 손상 외에도 귀나 눈병 등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도 흔하다. 만약 물놀이 후에 귀가 심하게 가려울 때는 외이도염일 가능성이 크다. 눈이 충혈되면서 가렵고 눈곱이 많이 끼면 유행성 결막염이 의심된다. 이때는 대부분 바이러스성이므로 눈을 비비지 말고 병원을 찾도록 한다.
또 다시 일상생활의 리듬을 되찾는 데 고생하는 ‘휴가후유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생체리듬을 되찾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각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이 모자라면 짧은 낮잠으로 보충하거나 다음날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드는 방법으로 보완한다. 휴가 때 음주가무로 몸을 너무 지치게 하거나 커피나 청량음료 등 자극적인 식품을 먹는 것도 삼가야 한다.
휴가 후 다시 출근하기 전에 회사 업무를 파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회사에 남아있던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미리 점검하고 나가면 심리적으로 안정된다.
송은숙 건강 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한경희 교수,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