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식인 삼계탕 추어탕 장어구이(위부터 시계방향). | ||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이 삼계탕이나 장어구이 또는 백숙, 추어탕 같은 전통 보양음식들이다. 그래서 복날이면 보양음식 전문점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하지만 무조건 땀을 뻘뻘 흘리며 고지방, 고단백 식품을 자주 찾다가는 고지방·고콜레스테롤식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삼계탕은 피로하고 원기가 부족할 때 쉽게 해먹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꼽힌다. 속을 차게 하는 얼음이나 빙수, 냉면 등 차가운 식품을 많이 먹어서 배탈, 복통이 나타날 때도 삼계탕이 좋다. 다른 육류보다 맛이 담백하고 소화흡수가 잘 되는 것이 닭고기의 장점. 노인이나 어린이, 환자에게 좋다.
보통 닭고기에 황기와 인삼, 찹쌀, 마늘, 밤, 대추 등을 넣어 푹 고면 삼계탕이 완성된다. 이 중 황기는 양기가 부족해 땀이 흥건하게 나고 기운이 없어 자주 드러눕기를 좋아하는 소음인 체질에게 좋다. 열이 많은 소양인이라면 인삼을 넣은 삼계탕은 피해야 한다. 소양인 산모가 인삼을 먹을 경우, 모유 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
뼈까지 검은 오골계 삼계탕이면 더욱 좋다. 경희대 강남한방병원 이경섭 병원장은 “한방에서는 오골계를 푹 고아서 즙을 마시면 허약체질과 당뇨, 복통에 좋고, 찧어서 환을 만들어 먹으면 여성들의 자궁출혈이나 산후허약, 대하 등에 좋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성 식품이므로 양성 체질이나 피부염증, 발열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스태미나식으로 꼽히는 장어는 여름과 가을에 가장 맛이 좋고 영양가도 높다. 특히 비타민 A는 쇠고기보다 2백~5백배나 될 정도로 풍부하다. 회로 먹으면 씹을 때의 고소한 맛이 일품이지만, 영양 면에서는 구워서 먹는 것이 더 좋다. 탕이나 백숙 등으로도 많이 먹는다.
몸이 허약하거나 속이 메스껍고 가슴이 답답할 때, 신경통, 자궁출혈, 치질 등에 효과가 있다. 장어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 고혈압 예방에도 좋다. 또 야뇨증이 있거나 침을 많이 흘리는 아이들에게도 좋다.
종종 다른 나라의 동물애호가들로부터 비난을 받고는 있지만 영양탕 역시 매년 여름이면 인기 높은 보양식이다. 소화가 잘 되는 것이 장점. 스태미나를 보강하며 병후 회복에 좋고, 여성들의 경우에는 피부를 곱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열이 많거나 고혈압인 사람은 자주 먹지 않는 게 좋다.
개고기를 쇠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등과 비교하면 영양 면에서는 단백질, 지방, 열량, 미네랄 등의 함량이 가장 낮은 편이다. 특히 우리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은 오히려 적다. 개고기 1백g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44mg으로, 한우(등심 64mg), 돼지고기(삼겹살 55mg)보다 낮다.
추어탕은 더위로 느슨해진 소화기관을 자극해 식욕을 돋우고 기력을 찾도록 도와준다. 뼈째 갈아서 추어탕을 만들면 칼슘을 섭취하는 데도 그만이다. “추어탕에 들어가는 향신료인 산초는 습기를 제거해 더위를 이겨내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 이경섭 병원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보양음식을 먹는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조언한다. 상지대한방병원 사상체질의학과 김달래 교수는 “같은 동양이라도 중국이나 대만은 여름철에는 성질이 뜨거운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며 “무더위를 잘 극복하려면 보양식도 자기 체질에 맞게 먹는 것이 좋다. 몸에 양기(陽氣)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보양식이 좋지만 반대로 보음(補陰)이 필요한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40대 이후의 중년은 동물성 보양식을 너무 즐기다가는 고지방·고콜레스테롤식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갈증해소에 좋은 수박과 참외. | ||
날씨가 더워지면서 물이나 음료수, 과일을 많이 먹는다. 이럴 때는 위에서 분비되는 위액의 농도가 떨어져 입맛이 없다.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 체질일수록 증상이 더 심하다.
이럴 때는 복숭아가 약이다. 복숭아는 피부미용이나 수면 중에 식은땀을 흘리는 증상에 효과가 있고, 간과 위장기능을 활발하게 하며 대장암 예방에도 좋다. 또한 담배의 니코틴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서 피를 맑게 해준다.
심한 갈증은 물을 마셔도 잘 가시지 않는다. 이럴 때는 수박이나 참외가 좋다. 수박은 몸의 열을 제거하고 더위로 인한 갈증을 풀어주는 효과가 뛰어난 과일이다. 이뇨작용이 있으므로 비만 해소에도 좋은 다이어트 식품이다. 체질상으로는 비만이 많은 태음인 중에 쉬 피곤하거나 몸이 별로 좋지 않을 때, 몸이 잘 붓고 소변이 불편한 경우에 도움이 된다.
무심코 뱉어내는 수박씨에는 방광염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씨를 말려서 볶아 먹거나 차로 마시면 고혈압,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한다.
수박은 시원하게 화채를 만들어서 먹거나 셔벗을 만들어 먹으면 좋다. 수박의 흰살 부분도 버리지 않고 먹는다. 흰살 부분 60g에 물 3컵을 넣고 중간 불에서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달여서 식후에 물 대신 마시면 갈증 해소에 좋다.
참외는 특히 소양인의 갈증을 없애는 데 좋다. 기침, 가래를 없애는 작용 외에도 변비나 황달, 부종 등에도 좋은 과일이다. 동물실험 결과 참외 속에 항암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야채 중에서는 오이가 수박, 참외처럼 열을 식히고 이뇨제로서 수분대사를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영양가는 그리 많지 않지만 칼슘과 인산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체내의 노폐물을 배설시킨다. 부종이 있거나 신장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특히 좋다.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에도 오이즙을 바르면 효과가 있다.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해서는 보양식을 챙겨먹는 것과 함께 생활 전반에 걸쳐 주의해야 한다. 식습관에서는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여름휴가나 방학 등으로 여러 사람이 모이면 자신도 모르게 과식을 하기가 쉽다. 먹는 것을 절제해야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보양식 칼로리 비교
같은 보양식이더라도 조리법에 따라 칼로리에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삼계탕을 할 때는 닭고기의 껍질을 벗겨내고 조리하면 칼로리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쌀밥 1공기는 3백칼로리에 해당된다.
삼계탕
효능: 피로·배탈에 좋고, 스태미나를 보강
칼로리(kcal): 6백~7백 많게는 1천
추어탕
효능: 기력 식욕을 증진시키고 칼슘 보충
칼로리(kcal): 4백18
영양탕
효능: 스태미나 보강, 병후 회복 효과
칼로리(kcal): 5백~6백
장어구이
효능: 스태미나를 키우고 고혈압·야뇨증 등에 좋다
칼로리(kcal): 3백50~5백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경희대 강남한방병원 이경섭 병원장, 상지대한방병원 사상체질의학과 김달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