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루코사민 등 건강기능식품을 먹기 전에 기존에 복용하던 약과 궁합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 ||
하지만 무분별하게 복용하다가는 기존에 복용하던 약과 궁합이 맞지 않아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가 글루코사민을 먹으면 주성분이 당질인 만큼 복용 후 혈당이 올라갈 수 있고, 동맥경화로 혈전용해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건강보조식품을 함께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요즘 인기를 끄는 건강식품의 효능과 주의사항 등을 바로 알고 선택하자.
글루코사민
우리 몸의 관절은 40세가 지나면서 관절 연골의 재생 능력이 급격하게 감소한다. 이것은 정상적인 노화의 한 과정이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는 관절의 건강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관절에 좋은 대표적인 건강식품은 바로 글루코사민. 글루코사민을 3~6개월 꾸준히 복용하면 퇴행성 무릎 관절염의 통증이 개선된다고 한다. 진통소염제와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연골 자체를 재생시킨다는 주장도 있지만 의학계에서는 연골 재생 효과에 관해서는 의문을 표하는 입장이 많다.
한양대병원 류머티스내과 배상철 교수는 “일부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무릎 연골을 재생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 자체가 노화로 인한 것인 만큼 뚜렷한 효과는 기대할 수 없고, 연골의 퇴행속도를 조금 늦추는 수준”이라며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관절염 치료제를 쓰면서 그야말로 보조적으로 글루코사민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또 “글루코사민이 퇴행성뿐만 아니라 류머티즘성, 소아 관절염 등의 모든 관절염에 다 좋은 것처럼 효과를 맹신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글루코사민 제품은 연골 구성 성분의 일종인 콘드로이틴상어연골 추출물)이나 항산화비타민인 비타민C와 함께 복용하면 흡수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계에서 권장하고 있는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의 하루 섭취량은 각각 1500㎎과 1200㎎. 적더라도 콘드로이틴이 함께 들어간 글루코사민 제품을 고르는 게 요령이다. 뉴질랜드 원주민들이 무릎이 아플 때 민간요법으로 사용하는 녹색입홍합 역시 연골의 생성을 도와준다고 해서 같이 들어간 제품들이 많다.
하지만 게나 해산물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글루코사민을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새우나 게, 조개 등이 글루코사민의 원료가 되기 때문이다. 또 주성분이 당질이므로 당뇨병 환자가 복용하면 혈당이 약간 올라갈 수 있다. 심한 신장병이나 고혈압, 저칼륨 식이요법을 하는 경우에도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콘드로이틴은 피가 응고되는 것을 방해하는 만큼 혈우병 같은 출혈성 질병이 있거나 혈액응고 방지약을 복용하는 경우, 수술을 앞둔 경우에는 금물이다.
그린란드의 에스키모인들은 육식을 주로 하는 데도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낮다. 그 이유인즉, EPA와 DHA라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기름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뇌의 필수영양소인 오메가-3 지방산을 잘 섭취하면 업무, 학습능력이 좋아지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져 심장병, 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 이외에도 치매, 건망증, 관절염 등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역시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혈당을 높일 우려가 있고, 아스피린 등 혈액을 묽게 만드는 약과 함께 복용하면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감마리놀렌산
오메가-6 계열의 불포화지방산인 감마리놀렌산(달맞이꽃 종자유)도 많이 찾는 건강기능식품이다. 혈행 개선, 노화 방지, 면역력 강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달맞이꽃 종자유에 들어 있는 감마리놀렌산은 프로스타글란딘의 원료로 쓰이는데, 프로스타글란딘은 혈압·혈당·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손중천 교수는 “나이가 들거나 당뇨·고지혈증·아토피 피부염 등이 있는 경우, 과음 또는 스트레스가 많아도 감마리놀렌산이 결핍되기 쉽다”며 “이런 경우에는 하루 500~3000mg을 복용하면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제품을 고를 때는 일반 달맞이꽃 종자유가 있는가 하면 유기농 달맞이꽃 종자유도 있으므로 확인 후 구입한다.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돼 있지 않다.
청국장
건강식품으로 손꼽히는 콩의 효능은 물론 청국장으로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몸에 좋은 성분이 더 많이 생겨난다. 콩 속의 제니스테인은 유방암과 결장암·직장암·위암·폐암·전립선암 등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고, 사포닌은 암 예방과 함께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을 흡수해 배출하는 만큼 다이어트에 좋다. 레시틴 성분이 치매를 막아준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무엇보다 일과 스트레스에 치여 사는 중년 남성들의 돌연사, 심장병을 예방하는 데 좋은 식품이다. 청국장 속의 바실러스 단백질 효소가 혈전을 녹여, 심장에 산소와 영양이 잘 공급되도록 돕기 때문이다. 정액의 구성성분인 아르기닌이라는 아미노산과 레시틴으로 인해 남성의 기를 살려주는 효과도 있다.
이런 효과 때문에 가루나 환으로 된 청국장 제품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구입할 때는 유전자조작의 가능성이 큰 수입산보다는 국산 콩을 사용한 것인지, 가능하면 유기농 제품인지 확인한다.
하지만 동맥경화 등으로 와파린 같은 혈액응고 방지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청국장 제품을 피하는 것이 좋다. 청국장에는 혈액응고 방지약의 약효를 무력화하는 비타민 K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K는 청국장 외에도 간이나 계란·우유·시금치 등에도 많이 들어 있다.
항산화제
코엔자임Q10이나 비타민 E, 셀레늄 등은 모두 항산화제로 각광받는 제품들이다. 세포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가 적을수록 각종 만성질환, 노화를 막을 수가 있다.
이 중 요즘 인기가 많은 코엔자임 Q10의 경우 활성산소를 퇴치해 노화를 방지할 목적이라면 매일 30~100㎎을 섭취해야 효과가 있다. 참고로 코엔자임Q10 60㎎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매일 소고기 약 2000g, 땅콩을 약 2300g이나 먹어야 한다.
보통 하루 식사로부터 섭취하는 코엔자임Q10의 양은 약 4.2~7.2㎎ 정도. 따라서 코엔자임Q10을 식사를 통해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운 만큼 제품화되어 있는 코엔자임Q10 제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코엔자임Q10에 대한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된 바는 없지만 고용량을 복용하면 구역질이나 구토 복통 속쓰림 피로 등이 있을 수 있다. 또 항혈전제인 와파린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고, 아드리아마이신이라는 항암제를 쓰는 경우에는 복용하면 안 된다. 임산부도 주의해야 한다.
기 타
이외에도 변비 해소, 대장암 예방 목적으로 먹는 식이섬유는 다른 약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는 만큼 약을 복용하기 2~3시간 전후로 먹는 것이 좋다. 허브 성분이 들어간 건강식품이라면 일부 고혈압·당뇨병 치료제나 혈액을 묽게 만드는 항응고제, 아스피린·이부프로펜 등의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와 궁합이 안 맞는다. 또 당뇨로 인해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을 때는 누에가루, 마늘환 등의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먹으면 혈당이 떨어져 저혈당이 될 수 있다.
참고로 영양제 중에서는 철분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장년층이 철분을 과다 섭취하면 피의 농도를 높여 심장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이미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다면 철분제를 피한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을지대학병원 약리학교실 임종호 교수,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손중천 교수, 한양대병원 류머티스내과 배상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