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표(왼쪽)와 이명박 전 시장의 혼맥은 재벌가를 아우르는 최상류층과 연결돼 있다. 또한 두 사람 집안도 세 다리를 건너면 이어지는 먼 사돈지간이다. | ||
<일요신문>이 창간 15주년을 맞아 여야 주요 대선주자 4인의 친인척 및 혼맥을 집중 검증한 결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혼맥은 재벌가를 아우르는 소위 최상류층과 연결되어 있었다. 반면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혼맥은 상대적으로 평범했다.
이 전 시장은 사돈인 효성그룹 일가를, 박 전 대표는 집안의 사돈인 벽산그룹 일가를 연결고리로 해서 방대한 정·관·재계 혼맥을 뻗쳐 나가고 있다. 이 같은 혼맥의 결과로 이들 두 대선주자는 먼 사돈 관계로 서로 연결되기도 했고, 전직 대통령 및 범여권 인사들과 연관되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이번 대선주자 친인척 검증을 통해 혼맥을 훑어가는 과정에서 정적 관계에 있는 인사나 친인척 관계에 있는 인사가 생각지도 못했던 엉뚱한 인연으로 다시 만나는 재미있는 형태도 발견됐다.
이번에 조사 대상으로 한 대선주자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빅4’를 형성하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의장 등이다. 조사 방법은 각 대선주자들의 직계 가족 및 형제들을 중심으로 먼저 소개하고, 집안과 혼맥으로 연결되는 사돈 집안을 소개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각 대선주자 캠프 측은 의외로 친인척 및 사돈의 세세한 소개를 꺼리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따라서 공직자나 대기업 종사자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세한 사항은 생략하기로 했다. 아울러 나이는 출생년도를 기준으로 한 한국 나이로 명시했음을 밝혀둔다.
이명박
이명박 전 서울시장(67)의 가족은 부인 김윤옥 씨(61)와 1남3녀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세 딸이 모두 출가를 해서 이 전 시장은 대선주자로는 거의 유일하게 직계 가족의 다양한 혼맥을 구성하고 있다. 외아들 시형 씨(30)는 미국 유학을 마친 뒤 현재 국내에서 한 외국계 투자은행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미혼이다.
장녀 주연 씨(37)는 검사 출신의 이상주 삼성화재 법무팀 상무(38)와 결혼했다. 부산 출신의 이 상무는 사시 35회로 미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녀 승연 씨(35)는 서울대 의대 내과전문의인 최의근 씨(35)와 결혼했다. 최 씨의 부친은 국내 의학계에서 순환기내과의 권위자로 인정받는 최윤식 서울대 의대 교수다.
삼녀 수연 씨(33)는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인 현범 씨(36)와 지난 2001년 9월 결혼했다. 이 전 시장 집안의 정가와 재벌가를 아우르는 화려한 혼맥은 바로 이 혼사를 매개로 효성가(家)의 혼맥과 연결된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이 전 시장의 사돈인 조양래 회장의 친형이다. 조석래 회장은 얼마 전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됐다. 특정 대선주자의 사돈이라는 점에서 그의 회장 선임에 다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석래 회장의 장남 현준 씨의 부인은 이미경 씨다. 이 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삼남 재만 씨의 부인 이윤혜 씨와 친자매 간이다. 이들 자매의 부친은 한국제분 이희상 회장이다. 즉 전재만 씨와 조현준 씨는 동서지간이 되는 셈이다. 또한 조 회장의 동서는 이봉서 전 동자부 장관인데, 그의 사돈이 바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다. 이 전 시장으로선 사돈 집안을 통해 전 전 대통령, 이 전 총재와 혼맥이 닿아 있는 셈이다.
조양래 회장의 동생인 조욱래 동성개발 회장은 홍준기 삼공개발 회장과 사돈지간인데 홍 회장은 또 권노갑 전 의원과 사돈지간이 된다. 따라서 이 전 시장은 권 전 의원과도 혼맥이 연결된다.
이밖에도 효성가는 국내 재벌과 정관계에 걸쳐 방대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지만 여기선 생략하기로 한다. 다만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혼맥은 아니지만 효성가는 노무현 대통령과도 인연이 닿고 있다는 점이다. 즉 조석래 회장의 둘째며느리가 되는 이여진 씨가 정권 초기 외무관으로 근무하며 노 대통령의 영어통역관으로 활동했기 때문. 그는 2003년 방미 때 노 대통령을 측근 수행하며 부시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등의 통역을 담당했다. 이후 그는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서 NSC로 자리를 옮겼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보좌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남편은 이 전 시장의 사위와 사촌지간이 되고, 전 전 대통령의 아들과는 자신의 형이 친동서지간이 된다.
이 전 시장은 부친 이충우 씨와 모친 채태연 씨 사이에서 4남3녀 중 셋째아들로 태어났다. 이 전 시장의 큰형은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로 알려진 (주)다스(구 대부기공)의 이상은 회장(75)이고, 둘째형은 5선의 한나라당 의원인 이상득 국회부의장(73)이다. 큰누나 귀선 씨(78)와 여동생 윤진 씨(63)는 생존해 있으나 둘째 누나와 남동생은 한국전쟁 당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보다 일찍 정계에 진출한 이 부의장의 혼맥도 화려하다. LG 삼성 대림 등 재벌가와 모두 이어진다. 그는 부인 최신자 씨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뒀는데, 장녀 성은 씨는 구자두 LG벤처투자 회장의 아들 구본천 씨와 결혼했다. 구 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숙부가 된다. 또한 구 회장의 셋째형은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딸 이숙희 씨와 결혼했다. 그의 여동생 구자혜 씨는 대림그룹 창업자 이규덕 전 회장의 며느리다.
거론되는 대선주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미혼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56)는 본인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혼맥은 없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 집안의 혼맥은 무시할 수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 일가의 화려한 혼맥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사이에서 1남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육영재단 이사장인 여동생 근령 씨(54)와 EG사 회장인 남동생 지만 씨(50) 역시 모두 최근에 결혼을 했거나 결혼 발표를 해서 화제를 일으켰다. 근령 씨는 지난 82년 풍산그룹 유찬우 회장의 장남 유청 씨와 결혼했으나 6개월여 만에 이혼한 바 있다. 이후 언니와 마찬가지로 25년을 혼자 살다가 최근 신동욱 백석문화대 교수(40)와 약혼을 발표했다. 지만 씨는 지난 2004년 12월 서향희 변호사(34)를 배필로 늦장가를 갔다. 신 교수나 서 변호사 모두 평범한 집안의 자제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첫 번째 부인에게서 딸 재옥 씨를 뒀는데 그의 남편이 한병기 전 의원(77)이다. 한 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형부가 되는 셈이다.
박 전 대표의 부친인 박 전 대통령은 5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따라서 박 전 대표에게는 사촌형제들이 많다. 주요 인사로는 박재홍 전 민자당 국회의원,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장,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부인 박영옥 씨, 김희용 동양물산 회장의 부인 박설자 씨 등이 있다.
박 전 대표 집안의 혼맥의 연결고리는 바로 사촌언니인 박설자 씨로부터 비롯된다. 그의 남편인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은 김인득 벽산그룹 창업주의 차남이다. 따라서 그는 박 전 대표의 사촌형부이며, 김 전 총재의 동서가 된다. 현재 벽산그룹 회장은 김희철 씨로 김희용 회장의 친형이다. 김희철 회장의 부인은 삼양통상 허정구 회장의 딸 허영자 씨다. 허 회장의 부친인 허만정 씨는 구인회 씨와 함께 LG그룹을 공동 창업한 인물이며, 오늘날 실질적인 GS그룹의 창업주로 통하고 있다. 즉 박 전 대표가(家)의 혼맥은 벽산그룹을 연결고리로 해서 GS와 LG그룹으로 이어진다. GS와 LG 가문이 겹사돈을 맺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정·관계와 재계 통혼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LG가문과의 혼맥 연결은 사실상 대한민국 상류층 혼맥과 거의 모두 이어지게 됨을 의미한다. 이 LG가(家)를 사이에 두고 혼맥을 짚어나가면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유력한 경쟁 상대인 이명박 전 시장과도 몇 다리 건너 사돈관계’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전 시장은 LG가와 직접적인 사돈지간이고 박 전 대표 역시 두 다리 건너 사돈이 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한 다리 건너 사돈인 GS가(家)를 통해서 언론사 사주와도 연결된다. 허영자 씨의 남동생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은 지난 2000년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사돈을 맺은데 이어 최근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도 사돈지간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허 회장은 정몽준 의원과도 동서지간이 된다. 박 전 대표가 정 의원과도 연결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박 전 대표와 허 회장의 관계는 ‘사촌언니 시숙의 처남’이 된다. 일반인들 관점으로는 다소 멀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혼맥을 중시하는 상류층 사회에서는 한 다리만 건너면 바로 직계 친인척이 되는 관계다.
허영자 씨의 오빠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가문의 혼맥도 재벌가로 화려하게 뻗어 있다. 허 회장은 강원산업 정문원 회장과 사돈이고, 정 회장 집안은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두산그룹 박용오 회장, 박태준 전 총리와도 사돈이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혼맥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박 전 대표의 외사촌형부가 되는 한승수 전 장관이다. 한 전 장관은 육영수 여사의 큰언니인 육인순 씨의 사위다. 그런데 한 전 장관은 또 돌아 돌아가면 박 전 대표의 친가 쪽과도 연결이 된다.
박 전 총리의 사위가 김진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친동생인데, 김 전 의원의 사돈이 바로 한 전 총리이기 때문. 따라서 박 전 대표의 외가쪽으로 바로 형부가 되는 한 전 장관은 친가쪽으로 거슬러 가면 여섯 다리 건너 사돈이 된다. 즉 박 전 대표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혼맥이 벽산가(家)와 GS가(家) 강원산업가(家) 박태준가(家) 김진재가(家)를 거쳐 한승수가(家)로 해서 결국 다시 박 전대표가(家)로 되돌아오는 셈이다.
▲ 화려한 혼맥과 거리가 먼 손학규 전 지사(왼쪽)와 정동영 전 의장. | ||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61)는 아내 이윤영 씨(62)와의 사이에 딸만 둘을 뒀다. 장녀 원정 씨(33)는 2004년 연극 연출가 김동현 씨(42)와 결혼했다. 원정 씨 역시 연극이론을 전공하고 있다. 차녀 원평 씨(29)는 대학졸업 후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현재 영화감독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아직 미혼이다.
손 전 지사는 부친 손병화 씨와 모친 양현자 씨 사이에서 5남5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위로 세 형제가 일찍 세상을 떠난 탓에 대개 4남3녀로 알려졌다. 부친은 경기도에서 초등학교 교장을 지냈으나 손 전 지사가 세 살 무렵 세상을 뜨는 바람에 그는 편모 슬하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큰형 홍규 씨는 은행원으로 있다 퇴직했고, 둘째형 덕규 씨(67)는 공군사관학교 13기 출신으로 준장으로 예편한 뒤 문민정부에서 한국공항관리공단 부이사장을 지내다 은퇴했다. 그는 최근 들어 문선명 씨가 이끄는 통일교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그가 지난해 10월 ‘제67차 평화통일 한국지도자 국제세미나’에 참가한 뒤 발표한 소감문이 소개됐는데, 거기에서 그는 ‘금번 세미나를 통하여 통일교를 이해하고 문선명 총재님의 평화통일 원리와 기본원칙을 깨우치게 된 것을 정말 뜻 깊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셋째형 상규 씨(64)는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한국밸브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을 맡으며 활발한 재계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말 중소기업중앙회 제23대 회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중소기업중앙회의 ‘재야인사’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최하위 득표로 낙선한 바 있다. 그는 대학졸업 후 잠시 대우중공업에 몸담았다가 77년부터 국제기연이라는 개인회사를 창립해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손 전 지사의 작은매형은 숭의여고 교감을 지냈고, 큰누나와 큰매형 또한 모두 교사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지사에게 ‘화려한’ 혼맥은 한마디로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손 전 지사 캠프의 한 관계자는 “7남매의 막내이기 때문에 형님 누님들이 모두 은퇴하셨고, 조카들 역시 대부분 평범한 결혼을 했다”고 전했다. 손 전 지사 측은 “현재 조카 손원민 씨는 영국에서 물리학 박사로 연구원 활동을 하고 있고, 조카 최창렬 씨는 용인대 정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노컷뉴스 등을 통해서 현 정부에 다소 비판적인 정치 칼럼을 다수 발표한 바 있다.
정동영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55)은 부인 민혜경 씨(52)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장남 욱진 씨(25)와 차남 현중 씨(22)는 아직 대학생으로 현재 나란히 육군과 해병대에 입대해서 복무 중이다.
정 전 의장은 부친 정진철 씨와 모친 이형옥 씨 사이에서 4형제 중 장남으로 자랐다. 실제로는 9형제 중 여섯째로 태어났지만 한국전쟁 등의 불행한 역사 속에서 다섯 형제를 줄줄이 잃었다. 동생으로 창영 씨(50)와 우영 씨(47), 부영 씨(45)가 있다. 첫째동생 창영 씨는 86년 조효의 씨와 결혼했고 현재 교보증권에서 법인팀장을 맡고 있다. 둘째동생 우영 씨는 90년 강정혜 씨와 결혼해서 현재 외환은행에 근무하고 있고, 막내동생 부영 씨는 93년 이명진 씨와 결혼해서 현재 한진해운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 캠프 사무실의 한 관계자는 “정 전 의장의 집안은 극히 평범하다. 부친이 해방 직후 전북 순창에서 면장과 도의원을 지냈지만 48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사망한 뒤 형제들이 편모 슬하에서 어렵게 자랐고 사돈 집안도 평범하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부친 사망 이후 중·고교 시절을 전주에 있는 큰숙부 정진엽 씨(78) 집에서 지냈다. 정 씨는 지난 2005년 4월 장조카인 정 전 의장을 상대로 “중·고교 시절 먹여주고 재워준 대가 7500만 원을 내놓으라”며 전주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의 사건 취재를 위해 기자는 전주의 큰숙부 집과 고향 순창에 있는 작은숙부 정진형 씨(70) 집을 차례로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생활 형편이 어려워 조카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숙부들의 형편은 궁핍해 보였다.
정 전 의장의 장인 민병호 씨는 전주교대 교수와 전북사대부고 교장, 전북교육연구원 원장을 지낸 전주 지역에서는 꽤 알려진 교육자였다. 아동문학가인 유현상 씨는 “전주교대 학생 시절 민 교수님은 한 번도 강의 약속을 어겨본 적이 없을 정도로 엄격하면서도 제자를 끝까지 책임지는 등 존경스런 스승이셨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후에 사단법인 한국복지정보통신협의회 전북지부 부지부장 활동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의 두 명의 처남 역시 평범한 집안과 혼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 측의 관계자는 “사돈 집안은 공직자나 대기업과 거리가 먼 평범한 집안”이라고 전했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