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의 비밀회동을 둘러싼 갖가지 해석이 나돌고 있다. 두 사람이 4월 초 비공개 회동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열린우리당 내부에서조차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반발 기류가 형성되고 추가 탈당움직임 등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 최대 주주인 정 전 의장과 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문 실장이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에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근태 전 의장이 FTA 결사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전 의장마저 반대 기류에 동참할 경우 FTA 비준안 통과가 불투명할뿐더러 열린우리당 분당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우려한 노 대통령이 ‘정동영 끌어안기’를 시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일부 언론은 정 전 의장이 평화대장정이 끝나는 13일 ‘열린우리당 비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정 전 의장 측이 부인해 해프닝으로 끝났다.
범여권 주변에서는 노 대통령이 문 실장을 통해 정계개편 및 대선정국과 관련해 정치적 빅딜을 제안했으나 이미 마음을 정한 정 전 의장이 고사한 게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두 사람이 회동을 통해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정 전 의장 측의 이재경 공보실장은 기자에게 “문 실장이 취임 인사차 만남을 요청해 만났을 뿐 특별한 대화가 오간 건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문 실장이 범여권 차기주자 중 유독 정 전 의장에게만 취임 인사를 명분으로 만남을 요청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을 이끌어 온 주역이자 정치적 동지 관계인 노 대통령과 정 전 의장이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는 범여권발 정계개편 정국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
왜 유독 ‘정동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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