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건축법위반 등으로 법원에 출석한 오영호 의령군수가 피해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취재진의 물음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손으로 취재진을 떨쳐내고 있다. 2017.9.12. 임경엽 기자
[경남=일요신문] 임경엽 기자 = 불법돈사 운영으로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는 오영호 의령군수의 법정최후 진술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오 군수는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20호 법정에서 형사 3단독 최지아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1년을 구형 받았다.
이날 오 군수는 법정최후 진술에서 “법을 위반한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뉘우치고 있다”며 “선처를 바란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하지만 오 군수는 군민들에게 사죄를 구하는 단 일언(一言)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피해 주민들은 오 군수의 오만방자한 태도에 격분한 나머지 법정에서 재판장에게 피해호소를 호소하고 엄벌에 처해달라면서 고성을 치는 등 한차례 소동이 일어났다.
한바탕 소동은 법원 경위들이 출동해 제지하면서 진정됐다.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오 군수는 측근 A씨와 비서실장을 대동한 체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 군수는 미리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이 “군민들에게 하실 말이 없느냐”고 질문하자 취재기자를 손으로 떨치며 “쓸데없는 소리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곧장 법원 안으로 향했다.
당시 현장에는 오 군수의 불법돈사로 피해를 호소하던 주민(의령군 용덕면 미곡마을 환경대책추진위원회) 10여명이 재판 방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상태였다.
오 군수의 오만방자한 태도가 주민들의 분노를 가중시켜 법정에서 폭발하게 된 것이다.
홍한기 위원장(사진.왼쪽 첫번째)과 주민 10여명이 마산지원 광장에서 피해호소를 하며 허탈해 하고 있다. 2017. 9.12. 임경엽 기자
이에 격분한 홍한기 위원장은(59·미곡마을 환경대책추진위원회) “대통령도 죄를 지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마당인데 한 지방의 일개 군수 따위가 얼마나 군민들을 무시하고 얕잡아 봤으면 저렇듯 오만방자한 태도를 취할 수가 있느냐”며 오 군수의 방자함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어 홍 위원장은 “우리 사법부가 국민들 편에 살아 있다는 걸 이번 재판을 통해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재판부를 향해 호소했다.
또, 이를 두고 군민들의 분노가 예사롭지 않다.
군민 B씨는 “피해 주민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는지 알고 싶어 지난해 11월경, 3차례에 걸쳐 피해 마을에 가보니 천만금을 주어도 살지 못하겠다”며 “정말로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재판부에서 양형에 주민들의 피해 사항을 절대적으로 참고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군수와 함께 법정에 왔던 측근 A씨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늘 오 군수의 태도는 공직자로서 부적절했다”며 “주민들의 법정에서 분노 표출이 이해된다”고 답변했다.
특히, 지난 11일 피해 주민들은 오 군수를 군민 대다수가 구속되기를 바란다며 엄벌에 처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대게 자치단체장을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는게 상례인데 이마저도 이례적으로 손꼽힌다.
사태가 이러하자, 피해 주민들과 지역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조만간 긴급회동을 갖고 불법의혹으로 해소되지 않고 있는 오 군수의 돼지돈사에 대해 전면조사를 촉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한편, 오 군수는 지난 2010년 4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농장에 있는 창고 2동을 신고하지 않고 불법으로 개조해 축사로 용도 변경한 혐의(건축법 위반)와 지난해 3월 농장 인근 임야에 배수로를 조성한다는 이유로 산지 1176㎡를 훼손한 혐의(산지관리법 위반), 가축분뇨를 인근 하천에 흘러들어가게 한 혐의(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오 군수의 선고 공판은 오는 26일 오전 9시 50분 마산지원 220호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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